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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디게임 탐방] 귀여운 고양이가 만드는 힐링 수프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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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게임스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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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장기화로 이어지며, 일상에 제약이 생긴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그 어느때보다도 '힐링'이라는 단어가 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게임업계에서도 '잔잔함과 평화로움'을 주된 요소로 하는 이른바 '힐링 게임'이 트렌드다. 지난 2016년 출시된 수족관 꾸미기 게임 '어비스리움'은 역주행을 실시했으며, 나날이 스튜디오의 '포레스트 아일랜드' 등 다수의 방치형 힐링 게임들이 등장했다.

인디 게임업체 하이디어가 지난해 10월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도 방치형 힐링 장르다. 처음 작품을 시작하게 되면 아름다운 공원을 배경으로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커다란 냄비에 담긴 수프를 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저들은 수프를 지정된 가격에 판매하고, 획득한 골드를 바탕으로 각종 조리 시설을 건설하거나 시설의 레벨을 높일 수 있다. 시설이 늘어나고 레벨이 높아질수록 수프의 판매 가격이 상승하고 이를 통해 더 높은 가격의 시설을 갖추고 영역을 더욱 넓히게 된다.

작품을 개발한 김동규 하이디어 대표는 10년 넘게 1인 인디 게임 개발자로 업계에 종사한 잔뼈 굵은 배테랑이다. 지난 2010년 하이디어 설립 이후 '언데드 슬레이어' '로그라이프' '인간 혹은 뱀파이어' 등 다수의 게임을 개발해왔으며, 인디 게임으로서는 굉장히 높은 수치인 500만 다운로드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작품을 개발하기 전, 그동안 도전했던 RPG 및 전략 게임 등과는 다른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신작 구상에 한참이던 시기,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격화되자 김 대표 역시 실내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초등학생인 딸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딸과 서로 공통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말이 나왔고, 이는 캐주얼 게임 '고양이와 스프'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고양이와 스프는 출시 후 국내는 물론, 북미와 일본 등 해외를 중심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서비스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일간 순 유저수(DAU)가 120만명을 돌파했으며, 그 다음달에는 누적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가 주최하고 전문가들과 유저들이 심사하는 '구글 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21'에서는 당당히 톱3에 오르는 등 작품성 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디어는 작품의 퍼블리셔인 네오위즈로부터 약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피인수 됐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네오위즈의 투자를 통해 작품의 개발 인력을 더욱 증원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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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고양이가 뛰어노는 나만의 정원

고양이와 스프는 매력적인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수프 가게 운영기다. 고양이들은 일정 시간마다 요리를 생산하며 이를 판매하고 벌어들인 골드로 점차 시설과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목표다. 시설은 크게 조리 시설, 휴식 시설, 기능 시설 등으로 나뉘며 조리 시설을 설치할 경우 경우 수프, 주스, 볶음 등 요리 메뉴와 당근, 양배추, 옥수수, 도토리 등의 재료를 갖출 수 있다. 조리 시설 설치 시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를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휴식 시설은 작중 끊임없이 열심히 일하는 고양이들의 복지를 위한 시설이다. 나무 그늘, 트램플린, 꽃밭, 의자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며 일정 시간마다 고양이가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휴식 이후에는 레시피 포인트가 쌓이며 이를 활용해 레시피를 강화하면 요리 가격이 상승한다. 이 밖에도 물고기를 낚아 고양이들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낚시대, 요리 효율을 높여주는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보물 상자, 달성 시 대량의 골드가 주어지는 특별의뢰가 적힌 게시판 등의 기능 시설이 있다.

작품의 매력은 뭐라해도 귀여운 고양이들이 활기차게 뛰어노는 모습이다. 샴, 랙돌, 브리티시 숏헤어, 터키시 앙고라 등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품종묘들이 등장하며 모두 하나같이 귀여운 모습이다. 보물 상자를 통해 획득한 장비를 입혀준다면 더욱 귀여워진다. 또한 시설에 따라 각기 다른 모션을 선보이며 매력을 발산한다.

김 대표는 다른 방치형 힐링 게임에 비해 작품이 지닌 강점에 대해 "귀여운 고양이들이 활기차게 활동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고양이와 스프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앱 마켓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고양이 이미지 한 장만 보고도 효과적으로 유저들을 유인할 수 있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고양이들과 시설 아트는 모두 김 대표의 작업물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원래 게임 개발을 시작하기 전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오히려 게임 개발을 시작한 이유가 그림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생 시절 건축공학을 전공했지만 그림과 관계된 직업을 찾던 도중 게임 개발의 길로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김 대표의 아트가 작품에서 빛을 발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시설들 역시 어떻게 하면 고양이들이 가장 귀엽고 역동적으로 보일지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고양이들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모션에 대해 먼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이에 시설을 끼워 맞추는 형식이다. 고양이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작품은 그저 잔잔히 흘러가는 것만이 아니라 다이나믹하게 보일 정도다.

또한 김 대표가 이전에 개발했던 RPG 장르의 연출에서 영향을 받아 카메라 구도 및 앵글, 작중 등장하는 다양한 이펙트에도 큰 공을 들였다. 특히 수프가 보글거리고, 흘러내리는 등의 디테일한 연출이 굉장히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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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큰 미래를 위해 … "P2E 게임도 O.K"

하이디어와 김동규 대표는 고양이와 스프를 계기로 큰 스텝업을 꿈꾼다.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를 통해 전세계에 하이디어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며, 네오위즈로부터의 거액의 투자와 함께 자회사 편입이 이뤄졌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걱정 반, 설렘 반의 복잡한 기분을 느낀다"면서 "가장 먼저 회사의 규모가 커진 만큼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 대표는 1인 개발자로서 다양한 작품을 개발해왔지만, 이제 회사의 더욱 커진 만큼 인력을 충원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미 5명 정도의 인력을 모집했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세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팀원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동시에 "그동안 못해봤던 것을 해 볼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공존한다는 말이다.

고양이와 스프에는 향후 다양한 시설물이 더해질 예정이다. 작품에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는 미니 게임과 함께,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유저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특별한 상호 작용과 이벤트 시설에 대해서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양이와 스프를 통해 유저분들께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과 같은 여운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이디어는 단지 업데이트를 지속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꿈을 꾸고 있다. 특히 네오위즈가 진행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 '네오핀' 가맹에도 열린 생각을 갖고 있다. 성사된다면 고양이와 스프는 최근 게임업계의 미래로 불리는 '플레이 투 언(P2E)' 게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인디 게임업계에도 애정 섞인 바램을 전달했다. 김 대표는 "실력 있는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굉장히 많지만,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은 게임들이 많다"면서 "올 한 해는 뛰어난 개발자분들께 운이 좀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대표는 하이디어의 팬들에게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매 순간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하이디어를 잘 부탁드린다"며 말을 맺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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