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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TSMC, 52조 쏟아붓는데...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 반도체 경쟁력 강화 관건은 'EUV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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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투자' 나선 TSMC vs 첨단공정 강화하는 '삼성·SK'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첨단공정 기술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을 통한 기술력 확보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격차를 벌리기 위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올해 최대 440억 달러(약 52조3000억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투자금 300억 달러(약 36조원)보다 약 47% 늘어난 사상 최대치다.

TSMC가 이 같은 투자를 단행하는 배경에는 삼성전자와의 미세공정 경쟁이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3.1%로 삼성전자(17.1%) 대비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다만 양사는 올해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경쟁이 예고돼 있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앞서 올해 상반기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를 양산한다. TSMC는 이보다 늦은 올해 하반기 3나노 양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장에 시장 내 점유율은 TSMC가 높지만, 미세공정 기술 경쟁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있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에서 밀려 있는 삼성전자는 대신 미세공정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EUV를 확보해 추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로부터 올해 한 대당 1500억원이 넘는 EUV 18대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EUV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ASML은 올해 55대만 생산한다. 그 가운데 3분의1가량을 삼성전자가 가져오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투톱인 SK하이닉스도 EUV를 도입하기 위해 ASML과 장기 계약을 맺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 속에서 공장 첨단화 지연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까지 4조7500억원 규모 EUV 도입 계약을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우시에 있는 D램 반도체 공장에 EUV를 들여오는 데 대해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악용될 수 있다며 첨단장비 반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사실상 미국의 반대가 지속하면 우시 공장 내 EUV 반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각국 정부가 나선 경쟁인 만큼 기업들은 직접적인 대응조차 어렵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ASML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EUV를 도입하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교수)은 “EUV 장비가 계획대로 들어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ASML의 공장 화재로 장비 공급이 지연되면 TSMC도 똑같이 지연될 것”이라며 “지금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에 EUV가 들어가야 하는데 미국에서 허락을 안 해주고 있다. 그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최근 ASML의 독일 베를린 공장 화재로 EUV 장비의 리드 타임(주문 후 납품까지 소요 시간)이 기존 약 12~18개월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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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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