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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버틴' 2년 자영업자 대출 202조원 급증…고금리 대출로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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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름 자영업자]⑤1인당 대출 잔액 3.5억원

은행 문턱 못 넘은 자영업자들, 2금융권으로 내몰려

[편집자주]그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에 갇힌 느낌이라고 했다.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이 방향이 맞는지, 정말 출구는 있는지…
그녀는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늘어난 빚은 개미지옥처럼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말하는 사이 눈시울은 붉어졌다.
코로나19가 자영업자에게 남긴 상처는 상상 이상이었다. 30년 베테랑도,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 30대 청년 사장도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1월19일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년을 맞게 된다. 지난 2년간 처절하게 살기 위해 투쟁해 온 우리 '이웃' 자영업자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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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내놓은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영업이익이 1년 새 반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사업체 수는 증가했으나 종사자 수는 전년보다 87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29일 서울 도심 식당에 붙은 '임대문의' 모습. 2021.12.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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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 "폐업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행복한겁니다. 빚을 다 갚았다는 소리거든요. 폐업하려면 그동안 빌린 돈을 한 번에 다 갚아야되는데, 그 돈이 있었으면 빌렸겠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다 뭐다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닌데. 결국 가게 문 닫아놓고 다른 데 가서 일해서 빚 갚으라는 거잖아요."

지난 21일 만난 장태희(40)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가게 창업 당시 1억5000만원이었던 그의 빚은 어느새 3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장씨처럼 폐업 조차 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더 이상 은행에서는 대출 한도가 나오지 않는다. 결국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정부도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꾸준히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부분 대출 형태여서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이 "이미 대출이 많은데, 빚만 더 늘리라는 게 아니냐"고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정부 대출을 받고 있다. 생계 유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될 경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자영업자들이 떠안은 '빚 폭탄'은 이후에도 수년간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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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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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의 코로나19 2년…결국 '빚 폭탄'만 남아


한국은행이 100만여명의 차주로 구성된 가계부채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684조9000억원에서 지난 2021년 3분기 887조5000억원으로 약 202조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 정부가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형태의 지원금을 쏟아부은 점을 고려하면 규모는 900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 잔액은 3억5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비자영업자 9000만원의 4배 수준이다. 자영업자 가구의 원리금상환비율(DSR)은 작년 기준 37.1%로 비자영업자 가구의 DSR(31.0%)을 크게 웃돈다.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근 국내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신용평가정보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가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명목으로 빌린 금액은 632조원(잔액 기준)에 달한다. 이는 2019년 말 482조원 대비 120조원(31%) 증가한 규모다.

주목할만한 점은 같은 기간동안 3곳 이상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 자영업자 수가 12만8799명에서 27만230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은행에서 더이상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제2금융권 등 비교적 금리가 높은 금융사를 찾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상호금융, 보험, 저축은행, 여전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이 35조9000만원 늘어 전년 11조5000억원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107조5000억원)의 약 33% 수준으로, 전체 가계대출 대비 비중 역시 전년(10.2%) 보다 크게 늘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2017년 31조7000억원, 2018년 14조7000억원에 달했지만 2019년엔 4조5000억원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도 11조5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은행에서 더이상 대출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들이 제2금융권을 몰려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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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에 초점 맞춘 대출 중심 정부 정책자금 지원, 실효성 '물음표'


여야는 현재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마련 중이다. 이미 올해 정부의 '슈퍼예산' 608조원 중 68조원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게 편성됐음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정치권과 여당이 적극적으로 자영업자들을 위한 예산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부가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선지급'이라는 이례적인 대책을 발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손실보상금을 미리 지급하는 대신 추후 실제 손실보상금이 지원받은 금액에 모자랄 경우 대출로 전환되는 형식이다. 금리도 연 1%대로 저렴했지만 크게 환영받지는 못하고 있다.

지원금 자체가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손실보상금 등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다수에게 나눠주는 형태여서 단기적, 일시적인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예산안의 대부분이 대출 방식으로 지원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는 "대출 방식의 금융지원이 아닌 현금성 지원이 절실한데, 정부가 기대에 못 미치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지원 전체 금액은 커보이지만 실제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손실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5%까지 올라가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p(포인트) 인상되면 금융회사들은 더 큰 폭으로 대출 금리를 올린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기준금리가 1%p 상승할 때 영업이익 대비 이자 비용이 8.48%p 증가할 만큼 금리 상승에 취약한 구조다.

◇'빚더미' 앉은 자영업자들, 폐업 못해 통신판매업자로 업종 변경하기도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진영씨(38)는 최근 통신판매업자로 업종변경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임대료조차 내기 버거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폐업하고 이전에 몸담았던 개발자로 취직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폐업 시 대출금을 일시상환해야한다는 은행의 설명을 듣고 생각을 접었다.

최근 통신사업자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출금 일시 상환을 피하기 위해 폐업 대신 통신사업자로 업종을 변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통신판매업자 수는 43만9627명으로 전년동기 34만3859명 대비 27.85% 증가했다. 국세청이 분류한 100대 생활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통신판매업자로 업종을 변경하면 대출금을 일시 상환하지 않아도 되고,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업종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이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일부 정부지원금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통신판매업의 경우 매월 많은 돈을 지출해야하는 사무실을 임대하지 않고도 주택을 영업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이 없다. 은행 관계자들도 이같은 상황을 알고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당장 대출을 상환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통신판매 업종 전환 방법이 궁금합니다', '통신판매업으로 바꾸면 당장 대출 안 갚아도 되나요?' 등의 게시글이 다수 게재돼 있고 관심도 많이 받고 있다.

정씨는 "은행 빚을 갚을 때까지는 물건을 떼어다가 포털이나 오픈마켓을 통해 팔면서 다른 일을 하려고 한다"며 "이렇게 대출만 해주면 빚더미에 앉은 자영업자들은 나중에 어떻게 갚겠는가"라고 되물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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