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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곳곳서 아파트 ‘개명’ 바람… “구청과 소송전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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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단지 곳곳서 ‘개명(改名)’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행정구역이 다름에도 소위 ‘대장지역’ 이름으로 단지명을 바꾸는 곳도 있는데, 일각에서는 무리한 개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조선비즈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전경. /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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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2-2그린아파트’는 최근 단지 이름 변경을 위한 주민동의율을 채우고 관련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이 단지는 마곡역과도 도보 40분 거리에 있지만, ‘마곡한강그린 아파트’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강서구 방화동 ‘방화12단지 도시개발공사아파트’도 지난 3일 강서구청으로부터 ‘마곡중앙하이츠아파트’로의 명칭 변경을 승인 받았다.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1번 출구 앞에 위치한 이 단지 역시 마곡 생활권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지난해 강서구청으로부터 명칭 변경을 승인 받은 단지는 총 5곳이다. ▲3월 마곡 신안네트빌(신안네트빌) ▲5월 마곡서광2차(방신서광) ▲8월 마곡한숲대림(한숲마을대림) ▲10월 마곡현대1차(방화현대) ▲12월 마곡 한진해모로(방화동 한진로즈힐) 등이다.

강서구에서만 약 1년 간 7개 단지가 개명을 하거나 개명 절차 중인데, 모두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단지들이다. 일부 지역 아파트 단지들이 행정구역이 다른 특정 지역 명을 따 줄줄이 개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단지명 변경은 아파트 소유자 80% 이상의 동의를 받고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

이처럼 방화동 일대에서 아파트 개명이 활발한 까닭은 마곡동이 강서구 대장지역으로 떠오른 데다 여전히 개발호재가 있어 아파트값 상승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곡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 84㎡ 실거래가는 지난해 고가주택 기준인 15억원을 넘어섰다.

여러 개발 호재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방화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개명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롯데건설은 코엑스 연면적의 2배에 달하는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이벤트와 전시 박람회를 융합한 산업) 복합단지 ‘르 웨스트(Le west)’를 오는 2024년까지 지을 예정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마곡동 인근 김포공항 부지에도 MICE 시설이 포함된 복합시설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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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단지 모습.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로의 단지명 변경을 두고 양천구청과 소송 중이다. 재작년 단지명 변경 신청이 양천구청에서 반려됐지만, 문주에는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이 적혀 있다. / 다음 로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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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권이 다른 지역 이름을 단지명에 넣으려는 시도를 하는 곳은 또 있다. 지난해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가 결정된 뒤 안양과 의왕시 아파트 주민들이 앞다퉈 단지명에 ‘인덕원’을 넣겠다고 나선 게 대표적이다.

실제 경기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는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도보 40분권이지만, 지난해 ‘인덕원 센트럴자이’로 단지명을 변경했다. 의왕시 포일동 ‘포일 숲속마을 4·5단지’도 지난해 ‘인덕원 숲속마을’로 개명했다. 의왕시 내손동 ‘의왕내손이편한세상아파트’는 작년 말부터 ‘이편한 인덕원 더 퍼스트’로의 변경을 추진 중이다.

단지명 변경을 두고 아파트 단지와 지자체가 소송까지 간 경우도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아파트’는 아파트 명칭 변경을 두고 양천구청과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재작년 말, 이 단지가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로 바꾸기 위해 입주자 80% 이상 동의를 얻어 양천구청에 명칭 변경을 신청했지만 구청에서 반려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아파트 명칭변경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단지가 목동과 멀리 떨어져 있고, 행정구역도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입주자 대표회는 항소를 내고, 올해 서울고법에서 또 한번 판단을 받게됐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목동에 있지 않은 아파트가 이름에 목동을 포함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며, 양천구는 목동, 신월동, 신정동 등 3개 동밖에 없어 예외를 허용해줄 경우 여러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해당 아파트 단지 쪽에서 항소를 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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