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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폭 > 유류세 인하폭’ 코앞… 5월부터 기름값 폭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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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휘발윳값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유류세를 역대 최대폭인 20% 인하하면서 휘발윳값을 눌러놓긴 했지만, 이 추세가 이어지면 국제유가 상승폭이 유류세 인하폭을 역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오는 5월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국민이 체감하는 휘발윳값 상승세는 폭발적일 수 있는 만큼, 유류세 인하 조치가 과거처럼 한 차례 더 연장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8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해 첫 영업일인 3일 76.08달러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4% 오른 것이다. 지난 19일엔 86.96달러까지 올라 2014년 10월 8일(87.31달러)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20일 88.38달러로 90달러선을 눈앞에 뒀고,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86.35달러로 7년 전 최고치(87.34달러)에 근접했다. 두 유종 역시 올 들어 각각 12%씩 상승했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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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12일 유류세 인하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국내 휘발윳값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국제유가가 국내 휘발윳값에 반영되기까지는 3주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국내 휘발윳값의 선행지표인 싱가포르 국제시장의 휘발유 가격(92RON 기준)은 20일 기준 배럴당 98.04달러로, 지난해 11월 12일(93.54달러) 대비 5%, 이달 3일(90.64달러) 대비 8% 올랐다.

국내 역시 이미 휘발윳값 오름세가 시작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10.1원 오른 리터(ℓ)당 1632.0원을 기록해 10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까지 하락세를 유지했지만 그 속도가 점점 둔화되면서 인상을 예고했다. 유류세 인하 첫 주만 해도 ℓ당 1807원에서 90.4원 떨어졌지만 이후 하락폭은 29.1원, 15.8원, 9.9원, 3.8원에 이어 이달 둘째주 0.5원까지 쪼그라들었다가 결국 이번에 10.1원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주보다 13.0원 상승한 1703.8원으로 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은 지난 둘째주 0.4원 올라 9주 만에 상승 전환한 바 있다.

오는 4월 30일까지 6개월간 시행되는 유류세 인하폭은 20%로, 휘발유 기준 ℓ당 164원이다. 정유업계는 당장 국제유가 상승폭이 유류세 인하폭을 역전하긴 어렵겠지만,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 100달러선을 넘어설 경우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국제유가 전망치를 보면,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각각 배럴당 100달러(브렌트유 기준), 125달러를 제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WTI가 12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장 유가 상승폭이 ℓ당 164원의 유류세 인하 효과를 넘지는 않겠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가 계속된다면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류세 인하는 역대 최대폭인 만큼,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그만큼 국민이 체감하는 휘발윳값 상승세는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유류세 인하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2018년 11월에도 정부는 6개월간 유류세를 15% 낮춘 뒤 종료 시점에 4개월간 인하 조치를 연장했다. 인하 조치를 연장할 때는 인하율을 7%로 낮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제유가가 유지 또는 상승한다면 이번에도 2018년처럼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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