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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봉이 김선달' 후폭풍…송영길·정청래, 대선 앞두고 불교계에 고개 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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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하수민 기자, 정초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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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 논란을 일으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논란 발언에 사과 기자회견 후 퇴장하고 있다. 2022.1.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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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촉발된 불교계 반발을 달래기 위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스님'들에게 공개 사과를 했다. 이들은 불교계의 전국승려대회에 참석해 직접 사과하려 했지만 참석을 거부 당하고 행사장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해 성난 불심을 잠재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의 탈당 요구 파문이 불거지는 등 대선을 앞두고 당내 분란이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송 대표와 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 참석을 예고했다.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 반발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정 의원은 물론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행사에 찾아가 사과와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당사자인 정 의원은 행사장인 조계사에 입장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여기 오라고 해서 오고 있는 중에 그냥 국회에서 사과 발표를 하는 게 좋겠다고(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국회 소통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저로 인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몇달 간 저 스스로 많은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 불교계의 고충과 억울한 점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오신 불교계와 스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데 미력하나마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미비하고 부족한 문화재보호관리법, 전통사찰보존법 등을 잘 살펴서 불교계가 사랑과 존경을 받고 불교전통문화가 더욱 꽃피울수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에,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자 불교계가 거세게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정 의원이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깊어졌다. 여기에 조계종이 문재인 정부의 '종교 편향'까지 문제삼으면서 전선이 넓혀졌다. 지난 17일에는 윤호중 원내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서울 조계사를 찾아 참회의 뜻을 담은 108배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지난 18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뜻이라며 '이핵관'(이재명 후보 핵심 관계자)으로부터 자진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폭로하며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이 '선당후사'를 내세워 정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원팀' 분위기가 깨질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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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서 사과 발언을 위한 자리가 무산되자 조계사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비유한 발언 등을 계기로 정 의원 제명과 문체부 장관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기 위해 전국 승려 5000여명이 참석했다. 2022.1.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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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를 신속하게 봉합하기 위해 이날 직접 공개 사과에 나선 송 대표 역시 승려대회에서 발언하려다가 승려들의 반발로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행사장 밖에서 사과문 발표로 대신했다.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무형 불교문화는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으로 이를 홀로 떠맡는 짐이 아니라 모두가 잘 보존해야하는 책임이 있다"며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한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국립공원의 관람료 논의는 합리적으로 풀어갈수있도록 입법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원만한 조정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를 수호하고 불교 고충을 덜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불교계가 정 의원의 탈당을 요구해 온 것과 달리 정 의원을 출당시키지 않고 사과를 하는 선에서 정리한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문재인정부의 종교 편향에 대한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정부는 앞으로 정부의 각종 행사의전에서 더 신중하고 철저히 말과 행동을 삼가서 특정 종교 편향이란 오해의 소지가 없게 하겠다"며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 이재명 정부를 구성하면 이 원칙을 더 잘 지켜 특정 종교 편향이란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여당 대표로서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정초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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