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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2군서 연습하던 이치로, 지금도 생생해" 87세 구단주가 떠올린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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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스즈키 이치로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구단주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그룹 회장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퇴임한다. 만 87세 고령의 구단주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일본의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49)였다.

미야우치 회장은 지난 2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1992년 입단 첫 해 2군에서 타격 훈련을 하던 이치로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노력과 재능도 있었지만 야구를 너무 좋아해 대선수로 자랐다. 야구 소년이 아주 훌륭하게 컸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지난 1991년 일본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41순위로 오릭스 블루웨이브 지명을 받았다. 입단 당시에는 투수였지만 오릭스는 그를 타자로 전향시켰다. 1992년 1군에 데뷔하긴 했지만 1993년 타율 1할8푼8리에 그치는 등 커리어 초기 2군에 머문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1994년 일본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0안타(210개) 기록을 세우며 잠재력을 꽃피웠다. 미야우치 회장은 “오기 아키라 감독의 혜안이 컸다”고 돌아봤다. 오기 감독은 오른 다리를 크게 드는 ‘시계추 타법’으로 유명한 이치로의 개성을 존중하며 주전으로 키웠다.

1994~2000년 7년 연속 수위타자에 오르며 일본 통산 타율 3할5푼3리를 찍은 이치로는 1995~1996년 2년 연속 오릭스를 퍼시픽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6년에는 일본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치로는 오릭스 구단 동의하에 포스팅 시스템으로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빅리그 진출 첫 해부터 MVP와 신인왕을 동식 석권하며 19년간 2653경기에서 타율 3할1푼1리 3089안타 117홈런 509도루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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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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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우치 회장은 “오프시즌에 식사를 하곤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못했다. 최근에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오릭스에서 맺은 인연은 계속 된다. 아직 젊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활약해주길 바란다”고 이치로의 앞날을 기대했다.

한편 지난 1988년 11월부터 오릭스 구단주를 맡아 33시즌을 보낸 야마우치 회장은 12개팀 구단주 중 최연장자.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고베 대지진이 일어난 1995년을 떠올렸다. 당시 연고지 고베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어 오릭스의 정상적인 시즌 참여가 어려워 보였다. NPB는 다른 지역에서 홈경기 개최를 제안했지만 야마우치 구단주는 고베 경기를 강행했다. 시민들의 지지 속에 “힘내라 고베” 슬로건을 내세워 우승했다. 야마우치 회장은 “고베에서 경기를 하지 않으면 시즌 참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관중들이 와줬다. 스포츠에서 지역 밀착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지난해 25년 만에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오릭스는 일본시리즈에서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2승4패로 지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야마우치 회장은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한 번 더 우승하고 헹가래를 받고 싶다”며 마지막 시즌 화려한 마무리를 기대했다. 후임 구단주로는 이노우에 마코토 오릭스 그룹CEO가 내정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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