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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집트에 K-9 수출 결국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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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막판까지 가격깎기 시도… 文대통령 “무리하게 협상말라”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3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 도발, 코로나 등 국내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꼭 가야만 한다”며 임기 마지막 순방에 나섰던 문 대통령은 당초 예고했던 것에 비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이집트를 떠나기 직전 브리핑을 갖고 “한-이집트 간 K-9 자주포 계약 타결과 관련해 기대를 가졌지만 문 대통령이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건전하게 협상에 임해서 서로 ‘윈윈’하도록 차분하게 협상하라고 지시했다”며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이집트에서 국산 K-9 자주포 수출이 성사될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하지만 양국이 20일 서명한 양해각서(MOU)에는 이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양국은 순방 마지막 날까지 모처에서 협상을 벌였지만 쟁점을 좁히지는 못했다. 이집트 측에선 막판까지 계약 금액을 깎기 위해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방산과 원전 수출 계약 소식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뒤 “한국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다”며 “사우디 원전 사업의 최적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새로운 계약을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K9 자주포. /한화디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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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방문에서는 4조원대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 계약이 성사됐다. 다만 이번 계약은 정부가 작년부터 계약이 사실상 완료됐다고 홍보했던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새해부터 연일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도 심각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나라를 비우는 것이 적절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문 대통령 순방 중에 북한은 올해 네 번째 미사일을 쐈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검토한다고 했다. 게다가 예멘 후티 반군이 문 대통령이 UAE에 머무는 동안 드론 공격을 하는 등 현지 사정도 불안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의 외교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성과가 있는 순방에 대한 공격은 정치 공세”라고 했다.

[카이로=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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