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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국정성적 F’ 받은 바이든, 코로나-우크라 긴장-與내분에 휘청[글로벌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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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1년 만에 지지율 56%→33% 뚝

‘코로나 100일 작전’ 진두지휘해… “미국이 돌아오고 있다” 선언 불구

접종률 둔화-오미크론에 발목… 국민 64% “코로나 정책 지지안해”

“인플레 일시적” 장담했지만, 40년만에 소비자물가 7%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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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단에 손을 올린 채 고개를 숙이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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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영혼을 미국 통합에 바치겠다”며 취임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해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 않다. 악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등한 물가, 심해진 사회 분열, 기대에 못 미치는 외교 등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취임 1년 바이든, 인기 급락

“내 모든 영혼을 미국 통합에 바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4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사실상 두 개의 나라로 쪼개진 미국을 하나로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그는 줄곧 자신을 스스로의 또 다른 직함 ‘군 통수권자(Commander in-Chief)’에 빗댄 ‘최고 치유자(Healer in-Chief)’로도 칭했다.

그러나 취임 1년을 맞은 그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는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첫해 국정수행 성적으로 ‘F’를 줬다. 미국 국민 10명 중 4명이 바이든 행정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000만 명, 90만 명에 육박했고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고물가로 국민 살림살이도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다. 사회 분열은 더 심해졌고 집권 민주당 내에서도 강경 진보와 중도파가 연일 대립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기대만큼의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여파로 취임 초 한때 60%에 육박했던 지지율도 이달 12일 33%로 급락했다.
○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만 해도 방역 정책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살균제 인체 주입’ 등 과학을 경시하는 각종 발언으로 지탄을 받았던 전임자와 달리 그는 취임 다음 날 “향후 100일 동안 코로나19 백신을 1억 명에게 접종하겠다”고 했다. 실제 100일이 됐을 때는 당초 목표의 배에 이르는 2억 명에게 백신을 맞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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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진행된 여론조사들에서 그는 59%의 지지를 얻었다. 50%대 중반을 오갔던 취임 직후 조사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7월 4일 독립기념일 행사 때 그는 마스크를 벗은 수천 명의 관중 앞에서 “미국이 돌아오고 있다”고 선언해 우레 같은 박수를 받았다. 당시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또한 1만 명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고 개인 자유 침해, 효능 논란 등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그의 발목을 잡았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은 19일 월드오미터 기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6981만 명, 88만 명에 달한다. 올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 역시 매일 80만∼100만 명대를 오가고 있다. 이스라엘, 칠레 등은 백신 3차 접종을 넘어 4차 접종을 실시하거나 도입할 계획을 밝혔지만 19일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 미국의 2차 접종 완료율 또한 63%에 그쳤다.

최근에는 방역 정책에서도 갖가지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코로나19 검사 확대 요구를 외면하다가 뒤늦게 전 국민 무료 코로나19 검사 정책을 내놨지만 검사 인력 부족, 진단기기 생산 차질 등으로 뉴욕 등 주요 대도시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7, 8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속출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가격리 기준을 10일에서 5일로 대폭 단축했다가 비판이 일자 다시 기준을 강화하는 혼란도 벌어졌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꺼내 든 직원 100명 이상 기업에 대한 백신 의무화 정책마저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됐다.

16일 CBS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공동 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채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지 못한 이유는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며 바이든 또한 비슷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주의 전통이 강한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한 것이 상당한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물가 대책 실기(失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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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 또한 심각한 악재다. 지난해 1월 1.4%였던 미국 소비자물가는 같은 해 12월 7.0%로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5배로 치솟았다. 7%대 물가가 나타난 것은 1982년 이후 약 40년 만이다.

미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 5.0%를 기록했다. 이후 9월까지 다섯 달 연속 5%대를 기록하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 2.0%를 훨씬 웃돌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 모두 이 기간 동안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며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간담회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질문을 받자 “통제 불능의 장기 물가상승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휘발유 값이 치솟고 주요 상점의 식료품 판매대가 텅텅 비는 상황에 직면한 국민의 고통 또한 상당하다. 특히 바이든의 주요 지지층이던 젊은 세대가 등을 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밀레니얼 세대, 즉 1981∼1996년 출생자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처음 목도했으며 힘겹게 씨름하고 있다고 평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기억이 생생한 장년층과 달리 이들이 인플레를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다가 직접 맞닥뜨리면서 다른 세대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1980년 미 소비자물가가 한때 14.8%를 기록했다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가 나타났던 반면에 현재 물가는 계속 상승 중이라고 우려했다. 11일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소가 미 성인 1089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올해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를 꼽았다. 지난해 53%로 1위였던 ‘코로나19’는 2위(37%)로 밀려났다.

유례없는 고물가와 정책 실기 여파로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 또한 빨라지고 인상 폭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4회 인상도 가능하며 내년에 더 잦은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경제를 짓누를 수 있는 요인이다.
○ 당·의회 지도력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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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낸 워싱턴의 대표적 ‘인사이더’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워싱턴 정치 문법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전임자와 달리 폭넓은 인맥과 온화한 성격으로 의회와 야당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상원 100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했고 하원에서도 공화당보다 불과 9석 많은 221석으로 간신히 다수당 위치를 점유한 상황 역시 그의 운신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키어스틴 시너마(애리조나) 등 민주당 내 보수 성향 상원의원이 주요 법안을 계속 반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원을 통과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안 ‘빌드 백 베터(Build Back Better)’는 맨친의 반대로 상원에서 표결조차 못하고 있다.

맨친과 시너마는 이달 19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있을 때 특정 법안 처리에 필요한 상원 의석 기준을 60석에서 51석으로 낮추는 법안에도 “의회의 초당적 전통을 훼손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필리버스터를 우회할 기준이 과반으로 낮아지면 민주당은 공화당 상원의원 전원이 특정 법안에 반대표를 던져도 당연직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투표권 강화법, 이민개혁법 등 공화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정작 당내 반발에 무산된 것이다.

브렛 스티븐스 NYT 칼럼니스트는 이런 상황을 두고 “바이든의 정치적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혹평했다. 여당 의원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초라하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 등은 지금보다 더 강경한 진보 정책을 요구하며 바이든을 압박하고 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민주당의 분열은 ‘자유 민주주의’ 대 ‘사회 민주주의’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 분열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 자유를 중시하는 맨친, 시너마 등과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워런, 오카시오코르테스 등은 애초부터 ‘반(反)트럼프’ 외에는 공통점이 없었으며 바이든이 양측을 아우를 지도력 또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외교도 기대 이하… 중간선거 패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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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냈던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자신했던 대외 정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각종 혼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와중에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까지 고조된 것은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그의 취임 일성을 무색하게 한다.

그의 지지율은 아프간 철군이 마무리된 지난해 8월 말부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을 나타낸 끝에 현재 30%대까지 추락했다. 백악관은 당시 미 국방부 등의 강한 반대에도 철군을 강행했다. 탈레반은 순식간에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고 “끝까지 탈레반과 맞서 싸우겠다”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또한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한 당일 곧바로 외국으로 도피했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역시 막지 못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90명이 희생됐다.

한 달 후에는 영국, 호주와 오커스(AUKUS) 안보동맹을 맺기로 하며 동맹인 프랑스 홀대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영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받기로 한 호주가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전격 파기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프랑스가 길길이 날뛰자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거듭 프랑스로 날아가 사과해야 했다. 바이든 본인 또한 “우리가 어설펐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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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과 12월 세 차례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으면서도 우크라이나 위기를 키웠다는 점도 문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벼운 침입을 하면 제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미국을 빼고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4개국이 회담을 하자”고 나섰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집권 전반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인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 상원 100석 중 3분의 1이 바뀐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포용적 이민 정책, 인종차별 반대 등 바이든표 개혁 정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으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11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패했다. 바이든이 수도 워싱턴과 맞닿은 버지니아에 가서 직접 유세를 벌이며 민주당 후보를 지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이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행정명령에만 의존하며 급격한 권력누수(레임덕)를 겪는 사실상의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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