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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설] 이재명-윤석열 퍼주기경쟁 해도 해도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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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하루가 멀다 하고 퍼주기 공약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뚜렷한 재원 대책도 없이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고 보자는 식이다. 윤 후보가 19일 가상자산 투자수익에 대해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21일 윤 후보의 공약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투자손실분에 대해 5년 동안 이월공제까지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가 20일 오전 연말정산 기본공제액을 1인당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자녀세액공제를 2배 이상 늘리고 인적공제 연령도 26세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마치 도박판이나 다름없다. 한 후보가 퍼주기 공약을 내놓으면 다른 후보가 "그 공약 받고 얹어서 이것까지"라고 더 지르는 식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공약을 구분할 수 없을 지경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다른 후보의 공약을 베껴가며 퍼주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가 탈모치료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하자, 윤 후보는 당뇨환자를 위한 혈당측정기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이미 문재인케어로 적자 수렁에 빠진 건강보험을 아예 거덜 낼 태세다. 이런 퍼주기·베끼기 경쟁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윤 후보가 노령연금을 연 10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60~65세 장년수당을 연 120만원으로 증액하겠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퍼주기 공약 경쟁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아냥을 받을 지경에 이르다 보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자연스럽게 차별화되고 있다. 안 후보는 "모두가 포퓰리즘을 외쳐도 저는 포퓰리즘과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두 후보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득표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봐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가 거론하지 못하는 연금 개혁 문제도 안 후보는 소신껏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국가재정이 거덜 나든 말든 당장 환심을 사기 위해 퍼주기 공약을 남발하는 행태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처사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이제라도 국민연금·노동시장 개혁 등 절박한 국가적 과제에 대해 소신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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