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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숙명여고 쌍둥이 2심도 ‘유죄’... 법정서 울부짖은 교무부장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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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에게서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인 현모 양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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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에 처한다.”

“아무리 법이 있더라도 양심만은 지켜야죠! 안 됩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법정 422호.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가 항소심 재판부의 선고 직후 울부짖었다. 그는 지난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징역 3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 복역을 마치고(2018년 11월 구속) 만기 출소했다.

쌍둥이 딸들의 1심 선고 공판 때만 해도 복역 중이던 현씨는 이번 항소심 선고 때는 법정에 함께 했다. 현씨는 본인이 복역한 것보다 딸들의 유죄 선고에 더 충격을 받은 듯 법정에서 “이게 나라냐”며 소리치기도 했다.

쌍둥이 딸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아버지 현씨는 법정 안에서 여러차례 목소리를 높이다가 재판부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법정 안에서 모든 사람들이 빠져 나오자 복도 창문가에 주저 앉아 한참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날 재판에는 어김없이 쌍둥이 동생만 참석했다. 파란색 후드티에 하늘색 외투를 입고 재판에 출석한 쌍둥이 동생은 선고가 끝나고 법정 밖을 나설 때까지 “재판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쌍둥이 자매는 항소심이 시작되고 난 뒤 수차례 재판에 불출석했다. 지난해 9월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는 쌍둥이 자매 모두가 재판에 참석하지 않아 기일이 밀렸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결심공판에서부터 이날 선고까지 쌍둥이 언니는 계속해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쌍둥이 언니가 이날도 불출석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쌍둥이 자매 변호인은 “입원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모의고사 성적과 정기고사 성적의 차이가 지나치게 많이 났다”면서 “(학원 레벨테스트 결과를 봤을 때) 우수한 학생이거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자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피고인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 같은 학년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은 물론 공교육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도 정당하게 성적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뉘우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숙명여고에서 퇴학 처분을 받았고 형사 책임과 별개로 많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며 “어머니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1학년이었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다섯 차례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쌍둥이 자매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우리 사회는 청소년 시절에 벌어진 범죄에 대해서는 성장통으로 보고 허용 한도에서 관대하게 처분해 사회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면서 “그러나 피고인들은 죄가 명백한데도 수사를 받으면서 범행의 부인을 넘어 법과 사회질서를 부정하는 반사회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무엇이 어린 10대 학생들에게 이런 모습을 갖게 했는지 생각해봤다”면서 “성공지상주의와 결과지상주의가 지배하고 뉘우침과 고백이 없는 사회와 어른들이 이런 비극을 만든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쌍둥이 측은 1심부터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의심만 존재할 뿐 의심이 증거에 의해 입증되는 것은 없다”고 항변했다. 자매는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인 2018년 10월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들이 대법에 상고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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