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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롯데, 미니스톱 점포 2600개 확보…GS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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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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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전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그동안 CU와 GS25 양강 체제였던 편의점 업계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소량 상품을 1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가 향후 편의점 판도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이 이번 인수로 고객과 물리적 거리를 대폭 줄이는 거점 마련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만5873개, 1만5500여 개로 추정된다. 반면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1만1173개로, 이들 양강 그룹과 4000여 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최종 확정될 경우 미니스톱 매장 2607개를 더해 세븐일레븐 매장 수는 1만4000개 가까이로 늘어나며 단숨에 격차를 줄이게 된다. 아울러 4위인 이마트24(5800여 개)와의 격차도 보다 크게 벌어지게 된다.

전통의 유통강자 롯데는 세븐일레븐을 통해 편의점 시장에 진출했지만 백화점·마트 분야와 달리 그간 선두 그룹에서 밀려나 있었다. 편의점 근접(50~100m)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이 2024년까지 시행돼 자체적으로는 점포 수를 늘리기 쉽지 않았다. 롯데가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택한 배경이다. 특히 미니스톱 점포는 대형 점포가 많고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적인 출점 비용과 비교했을 때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인수를 최종 확정 짓고 한 단계 상승한 체급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 수 확대는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고정비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며, 구매력 확대로 납품업체에 대한 협상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롯데는 전기오토바이 충전, 금융, 가전케어, 세탁 서비스 등 소비자 편의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점포를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편의점을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 적극 활용해 온라인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니스톱은 국내 편의점 최초로 즉석식품 판매를 시작하고, 배달과 테이크아웃 중심의 패스트푸드 전문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편의점 업계의 식문화를 선도한 만큼 세븐일레븐 식품 부문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향후 편의점 업계 판도를 가를 퀵커머스 관련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퀵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2600여 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새로 확보하며 고객과의 거리를 확실히 줄이게 됐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 개선 추세를 보인 CU와 달리 영업이익 규모가 뒷걸음질한 GS25가 세븐일레븐의 우선 추격 대상이 될 전망이다. GS25가 지난해 남혐 논란 이후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이 이번 미니스톱 인수를 발판 삼아 단숨에 턱밑까지 치고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수 후 처리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미니스톱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꿔 달고 매장·재고관리 시스템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가맹점주가 타 경쟁업체로 떠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경쟁사들은 지난해 말 앞다퉈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지원금 규모를 늘리며 재계약 점포 지키기에 나선 상태다. GS25와 CU는 각각 1800억원, 2000억원, 이마트24는 400억원을 가맹점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미니스톱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터라 재무구조 개선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니스톱은 2020년 매출 1조795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세븐일레븐에는 덩치를 키우면서 경쟁력을 갖추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으려면 미니스톱 매장을 가능한 한 많이 끌어안으면서도 차별화된 콘텐츠로 내실을 다져나가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수현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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