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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명, 文정부 부동산 실패 ‘90도 사과’…공급 대책 발표는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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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을 지역구로 둔 같은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과했다. 이날 이 후보는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했는데, 부동산 공급을 위한 구체적 정책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집값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며, ‘주택관리공사’를 신설해 주택을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조선비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찾아 대규모 주택 공급과 주요 철도·도로 지하화, 주거 안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집값상승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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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서울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서울시민 여러분이 최근 부동산 문제로 많이 고통을 받았고, 민주당에 많이 실망했다”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가 국민들의 고통, 서울시민들의 부동산 고통에 민감하지 못했고, 대응도 기민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180석이라고 하는 압도적 다수 권력을 갖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서울 의원들과 허리를 90도 숙여 사과했다.

다만 이날 발표한 서울 지역 공약에서 주택 공급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이 후보는 “공급규모와 방식을 비롯한 구체적인 방안은 매우 중요하므로 향후 빠른 시간 내에 구체적이고 세심한 방안을 마련해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의 공급 계획을 훨씬 뛰어넘는 대규모 공급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기존에 정부가 발표한 32만호 외에 추가로 공급 물량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서울권역 신규택지 공급과 철도 지하화 및 재개발·재건축 등 정책과 연계한 방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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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찾아 대규모 주택 공급과 주요 철도·도로 지하화, 주거 안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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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급대책 대신 이 후보가 말한 공약은 ‘집값 폭락 대비’다. 이 후보는 “이미 주택가격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다른 나라가 겪었던 경착륙 상황이 오지 않도록, 주택 가격 급변이 온다면 공공주택을 대량 확보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집값이 급락하는 상황이 되면 국민들이 매물로 내놓은 주택을 신설하는 ‘주택관리공사’(가칭)가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이 후보 구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공약에서 철도 관련 공약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는 “지상의 주요 철도와 도로가 지역을 분절시키고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사람은 지상, 차량은 지하’라는 대원칙 아래 철도와 도로의 지하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하철 1·2·4호선 및 경의선과 중앙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지상 구간 단계적 지하화를 공약했다. 지하철 4·6·7호선 급행 노선 건설과 서울시청에서 상명대와 은평구를 지나는 신분당선 연장선 건설의 조속한 추진, 경전철 동북선 조기 완공과 면목선 및 강북횡단선(목동선·난곡선) 추진 등을 약속했다. 또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 구간 지하화 추진,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조기 마무리를 제시했다. 민주당은 지하화에 드는 예산은 도로의 경우 1㎞당 1천억 원 정도, 철도의 경우 그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민주당은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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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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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강남 간 격차 해소를 위한 개발 공약으로 관악·구로·가산·마곡 등 서울 서남부권의 연구창업벨트 연결, 은평 서울혁신파크를 거점으로 하는 지식산업지구 조성, 창동~노원 일대의 문화·의료산업 중심지 육성 등을 내놓았다. 마곡·구로·금천 G밸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양재는 인공지능(AI), 홍릉·창동·상계는 바이오, 성수·마포는 소셜벤처 및 기술창업 클러스터, 여의도는 아시아금융허브 등 지역별 특화 방안도 포함됐다.

‘문화 콘텐츠 세계 2강’을 목표로 상암DMC 일대에 방송·문화·콘텐츠 산업과 게임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강남·성수에는 K팝 인프라를 확대하고 창동에는 K팝 전용 극장을 조기에 완공하는 등 방안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또 “혼자 살아도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방범 카메라 확대 보급·1인 가구 맞춤형 행정서비스 강화·여성 안심귀가 및 독거 어르신 돌봄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이밖에 2030년까지 배달 이륜차의 전기차 전면전환, 1인용 모빌리티 인프라 확충, 버스·택시 등 친환경 자동차 및 충전 인프라 보강 등 탄소중립 대책도 발표했다.

박지영 기자(jyoung@chosunbiz.com);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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