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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심준석 160㎞ 욕심”…정윤진 감독이 말하는 #심준석 #이서준 #덕수고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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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덕수고, 이재국 기자] 덕수고 정윤진(51) 감독은 지난해 화제를 몰고 다녔다.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에서 우승하면서 현존하는 전국 고교야구대회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12월에는 현역 엘리트 고교야구 선수인 3루수 이서준이 서울대에 합격하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올해는 ‘역대급 파이어볼러’ 심준석의 진로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정 감독은 1994년 코치를 시작으로 덕수고 한 학교에서만 올해로 29년째 지도자로 장수하고 있다. 감독만 따져도 2007년 사령탑 부임 후 올해로 16년째다. 그 사이 전국대회 우승만 무려 14차례나 기록했다. 그의 진면목은 ‘우승 제조기’라는 감독으로서의 실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부하는 야구선수’를 길러내는 교육자로서 새로운 지도자상을 제시하고 있다.

스포츠타임은 덕수고 정윤진 감독을 만나 서울대에 2명의 야구선수를 합격시킨 비결, 화제 인물 심준석의 진로, 올 시즌 덕수고 야구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들을 들어봤다.

◆ 고교야구 전 대회 석권 새 역사…봉황대기 우승 후 눈물

정 감독은 지난해 마지막 전국고교야구 대회인 봉황대기에서 우승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2007년 감독에 오른 뒤 처음 결승전에 나선 대회가 봉황대기였다. 그러나 그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지휘봉을 잡은 첫해였으니 당시엔 그것만 해도 큰 성과였다. 그러나 그게 이토록 오랫동안 한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 감독은 그 이후 전국대회를 모조리 휩쓸어 나가며 승부사로서 명성을 올렸다. 하지만 유독 봉황대기만큼은 정상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을 잡으면서 현존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게 됐다. 그것도 한 학교에서만 14차례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으니 눈물이 솟구칠 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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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배 2회=2008년, 2009년

- 청룡기 4회=2012년, 2013년, 2014년, 2016년

- 황금사자기 3회=2013년, 2016년, 2017년

- 협회장기 2회=2013년, 2020년

- 전국체전 2회=2008년, 2019년

- 봉황대기 1회=2021년

그는 “울진 않았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중계 화면에 눈물이 비친 장면까지 부인할 수는 없었다. 그 눈물의 의미에 대해 “선수들에게도 고맙기도 했지만 우리 코치님들이 눈물을 보이더라. 그걸 보니까 나도 모르게 같이 눈물을 글썽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이 우승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세 가지를 들었다.

우선 “코칭스태프를 잘 만났다”는 것. 코치들의 헌신에 공을 돌렸다.

이어 “선배들이 잘 하는 모습을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본받아서 경기운영을 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의 전통이 빚어낸 후광 효과였다. 후배들이 선배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고, 저학년 때부터 직접 큰 경기를 많이 보고 경험하다보니 그 DNA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하나 더. “학교나 동문회에서 지원이 좋기 때문에 그런 점이 큰 장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교는 후원회장 등이 마치 구단주나 되는 것처럼 감독이나 학교 측에 ‘감 놔라 배 놔라’ 간섭을 하면서 분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덕수고는 김복진 동창회장을 비롯해 후원회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야구부에 대해서는 학교와 정윤진 감독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이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덕수고 후원회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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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선수를 2명이나 서울대에 합격시킨 비법

지난해 12월, 덕수고 야구선수 이서준이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일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화제를 낳았다. ‘엘리트 야구선수는 공부와 담을 쌓는 야구기계’라는 편견을 깼다.

이서준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덕수고 외야수 이정호가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하면서 첫 발자국을 남겼다. 서울고 출신 홍승우가 졸업 후 삼수 끝에 2017년 서울대에 합격한 것까지 포함하면 3명이지만, 현역 엘리트 고교야구 선수가 곧바로 서울대에 들어간 것은 이정호와 이서준뿐이다. 2명 모두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 제자들이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서도 정 감독은 “그 친구들이 공부를 잘했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알고 보면 감독의 지도와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정 감독은 “이서준은 야구도 굉장히 잘했던 친구지만 평상시 학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시험 기간에는 새벽까지 공부를 하고, 학원도 다니면서 준비를 했다. 서준이가 서울대에 간 건 운이 아니고 문무를 겸비한 실력으로 합격을 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정 감독 역시 고교 시절까지 엘리트 야구선수의 길을 걸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군복무(상무)를 마치고도 프로 입단이 좌절되자 1994년부터 모교인 덕수고(당시 덕수상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학교 측의 배려 속에 틈틈이 공부에 매진했고,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이런 학구열을 갖춘 감독이기에 덕수고 선수들을 ‘야구기계’로만 만들지 않는다. 자신도 경험했지만, 엘리트 야구선수가 모두 프로야구 선수로 성공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고교 3학년 선수 중 프로에 지명되는 것은 10% 안팎. 나머지 90%는 갈 길을 잃는다. 프로에 지명 받은 10%도 2~3년 내에 대부분 방출된다. 많은 이들이 야구가 아닌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정 감독은 이에 대해 “1학년 입학 때부터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관심 분야와 재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음악 쪽에 소질이 있는 선수,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선수는 그런 쪽으로 진로를 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그리고 공부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특히 시험 기간에는 중요한 대회가 있어도 훈련에서 제외시켜 내신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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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자신이 직접 길과 방법까지 제시해주고 있다. 이서준만 하더라도 “덕수고 야구선수 출신으로 서울대에 간 이정호라는 선배가 있었다”며 실제 사례를 얘기하면서 롤모델을 삼도록 만들었다.

이서준은 영어로 공부하는 경북 문경의 글로벌 선진학교에 다녔지만, 2학년 때 야구부가 해체되자 덕수고로 전학왔다. 당시 정 감독은 이서준의 성적을 본 뒤 “너도 나중에 프로야구에 드래프트되는 것이 꿈이겠지만, 서울대에 도전할 생각도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이서준도 흔쾌히 “한번 해보겠습니다”라며 답했다.

정 감독은 이서준이 서울대에 가기 위한 필수 사항들도 파악해 선수와 부모에게 제공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는 사범대이기에 특기생으로 들어갈 수 없다. 기본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내신등급을 갖춰야 한다. 이서준은 “감독님이 자필로 써주신 5개 항목을 책상 위에 붙여놓고 입시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고,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길이었다. 누구도 밟지 않았던 하얀 눈길에 새로운 발자국을 만든 조력자는 바로 정윤진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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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속 160㎞ 도전 심준석 & 2022년의 덕수고 야구

이제 ‘덕수고’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심준석’이다. 1학년 때부터 압도적인 구속과 퍼포먼스로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다. 올해 3학년이 되면서 그는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구속이다. 1학년 시절에 이미 최고 구속이 시속 157㎞를 찍었고, 대부분의 공이 150㎞ 초중반을 형성한다. 키는 194㎝까지 자랐다. 빼어난 하드웨어에 유연성까지 갖추고 있어 그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야구사에 고교 선수가 시속 160㎞를 돌파한 사례는 없다. 심준석이 최초의 역사적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정 감독은 이에 대해 “심준석이 지난해 아팠던 팔꿈치도 완벽히 나았고, 본인 욕심이 160㎞라고 한다. 나도 스승으로서, 감독으로서 160㎞ 공을 던지는 것을 한번 봤으면 좋겠다. 또 그렇게 지도를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심준석의 진로가 초미의 관심사. KBO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MLB) 구단들도 일찌감치 심준석을 시야에 넣어 왔다. 그러나 정 감독은 “결정은 준석이가 하는 것”이라면서 “난 지도하고 관리하는 것만 열심히 할 뿐이지 결정은 본인이 봄 지나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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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는 매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정 감독은 “3학년 투수들 뎁스가 두껍다. 심준석을 필두로 해서 임정훈이라든가 사이드암 김진혁, 이런 투수들이 나름 장점이 있고 프로에서도 유심히 볼 수 있는 친구들“이라고 소개했다. 야수에 대해서도 ”유격수 주정환이 지난 봉황대기에서 MVP를 받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이승헌이라는 좋은 내야수도 있다”며 올해도 15번째 전국대회 우승을 목표로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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