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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동물권단체, ‘태종 이방원 말 학대’ 드라마 책임자 경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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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1일 방영된 ‘태종 이방원’ 7회에서 작중 이성계가 말을 타고 가던 중 낙마하는 장면.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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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말을 강제로 쓰러뜨려 죽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동물 보호단체가 드라마 촬영장 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동물 보호단체 ‘카라’는 전날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카라는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까운 일’ 혹은 ‘불행한 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KBS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로 경주마에서 은퇴한 나이 많은 말들이 대마업체를 통해 이러한 촬영 현장에 동원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에도 무수히 많은 동물들이 촬영 현장에서 학대로 고통받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러 왔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는 지각력 있는 존재”라며 “생명은 촬영장에서 쓰이는 소품이나 도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BS는 학대에 대한 법적 책임은 물론 향후 KBS 촬영의 동물 안전 보장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실질적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는 지난 1일 ‘태종 이방원’ 7회를 방송하면서 작중 이성계가 말을 타고 가던 중 낙마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촬영 현장에서 와이어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리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쓰러진 말은 촬영 1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전날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특히 “촬영장에서 동물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 등의 조언·협조를 통해 찾겠다”고도 했다. 22일과 23일 방송 예정이던 13·14회도 결방하기로 했다.

KBS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판 여론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날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 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약 4만4900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단 1초 컷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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