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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바이든 "러시아군 우크라 국경 넘으면 큰 대가 치를 것"…'경미한 침입' 실언 수습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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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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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병사가 20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반군과 대치 중인 돈바스크 마리우폴의 참호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마리우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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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면 침공”이라면서 이 경우 러시아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경미한 침입’을 하면 비교적 가벼운 제재를 받을 것처럼 발언하면서 생긴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침공’의 개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백악관 참모들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단합돼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언급한 미국·나토 간 이견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주 명백하게 밝혔다”면서 “누구든 집결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 이는 침공”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가혹하고 조율된 경제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의문의 여지가 없다. 푸틴이 그런 선택을 한다면 러시아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침공(invasion)을 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경미한 침입(minor incursion)일 경우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두고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도발 강도에 따라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란 취지였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낮은 강도로 공격하면 사실상 용인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군대가 국경을 넘어가는 움직임이 있다면 이는 침공”이라고 강조했다. 소규모든 대규모든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면 침공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에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 의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공격적 행위로 해석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전술상 여러 가지 수단을 활용하는데, 하이브리드 공격이나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 준군사작전 등의 시나리오도 동맹국 간에 모두 검토했다”면서 “이 모두에 대해 공동대응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미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러시아에 공격 허가를 줬다는 지적에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해명에 동참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날 발언으로 인해 어떤 균열이 생겼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어떤 경미한 침입과 작은 나라도 없다는 점을 강대국에 상기시키고 싶다”면서 뒤끝을 남겼다.

블링컨 장관과 2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갖는다. 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마주 앉는 이번 회담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항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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