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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10%, S&P 45% 하락" 경고에...전전긍긍 서학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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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0.89% 내린 3만4715.39에 마감했다. 나스닥(-1.3%)과 S&P500(-1.1%)도 각각 하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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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 투자한 ‘서학 개미’인 박모(35)씨는 최근 아침에 눈 뜨기가 겁난다. 뉴욕 증시가 연일 하락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공포에 뉴욕 증시는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박씨는 “잠들기 직전에 나스닥이 1.5% 이상 오른 걸 보고 누웠는데, 일어나보니 하락 마감했다”고 말했다.

서학 개미의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0.89% 내린 3만4715.39에 마감했다. 전날 나스닥이 지난 고점보다 10% 넘게 내리며 기술적 조정장에 진입한 가운데 이날은 다우존스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낮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나스닥(-1.3%)과 S&P500(-1.1%)도 각각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5거래일, 나스닥과 S&P500은 3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이날 장 초반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나스닥 지수가 2% 넘게 오르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세였다. 그러나 오후부터 상승세가 꺾이며 장 마감 무렵에는 급락으로 돌아섰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Fed의 조기 긴축 공포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다시 연 1.86%대까지 치솟았다.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 선호 심리가 약해진다. 러시아의 어떤 움직임에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발언도 장 후반 주가를 끌어내렸다.

실업 지표도 좋지 않았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 건수(28만6000건)는 전주보다 5만5000건 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전망치(22만5000건)를 웃돈 수치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예상보다 크게 미국 경제에 타격을 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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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각) 넷플릭스는 4분기 신규 가입자가 시장 전망치를 밑돌며 시간외 장에서 20% 급락했다. 사지은 2022 넷플릭스 라인업. 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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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로는 엔비디아(-3.66%)와 아마존닷컴(-2.96%)의 낙폭이 컸다. 애플도 1.03%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시간외 거래에서 20%가량 급락했다.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가 828만명이라고 밝히면서다. 시장 전망치(839만 명)를 밑돈 수치에 매도가 이어지며, 508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던 주가가 405달러 수준까지 밀렸다.

엔비디아(2위)와 애플(4위) 등은 서학개미가 최근 한 달간 많이 사들인 종목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는 엔비디아 3억3195만 달러(약 39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애플도 2억5180만 달러(약 3000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 1위는 나스닥100지수의 상승률보다 3배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였다. 서학개미는 최근 한 달 이 상품에 3억3779만 달러(약 4032억 원)를 투자했다. 3배 레버리지는 지수가 1% 상승하면 3배의 수익을 얻는 대신 1% 하락할 경우 손해도 3% 발생한다.

서학개민의 고민이 깊어지는 건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크 윌슨은 20일 보고서에서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의 주요 지수가 지금보다 10% 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윌슨은 “기업 실적이 이미 둔화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으로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전고점 대비 이미 10% 이상 주가가 하락하며 조정장에 들어간 나스닥의 경우 추가로 10% 이상 주가가 내려가면 공식적으로 베어마켓(하락장)에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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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닷컴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했던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Jeremy Grantham)도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작년 팬더믹 이후 미국 증시에 심각한 슈퍼 버블이 생겼다”며“슈퍼 버블이 터질 경우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제러미 그랜섬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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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닷컴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했던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도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작년 팬더믹 이후 미국 증시에 심각한 슈퍼 버블이 생겼다”며 “슈퍼 버블이 터지면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HSBC도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한편 뉴욕 증시의 연이은 하락세에 국내 증시도 고전하고 있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99%, 코스닥은 1.65%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211억원, 6438억원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 압력을 더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896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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