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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신뢰회복 급하다"...김범수가 위기때 마다 찾은 그사람 '재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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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이동우 기자] [남궁훈 신임대표 내정자 "메타버스 중심으로 기업개편…새 땅 개척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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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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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결단을 내렸다. '스톡옵션 먹튀' 사건이후 여론의 질타와 주가급락이 이어지자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웠다. '카카오 시즌2'를 이끌게 된 남궁훈 신임 대표 내정자는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며 혁신을 예고했다.

카카오는 20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여민수 대표는 최근 논란과 관련 책임을 통감하며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지난달 류 대표의 스톡옵션 대량 매도 사태로 카카오 시가총액은 약 10조원 가량 증발됐다. 전 계열사 임원의 주식 매도 제한 대책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남궁 내정자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이끌어 지난해 12월 카카오의 글로벌 공략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선임됐다.

남궁 내정자는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을 가지고 ESG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글로벌로 카카오의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 기업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여 대표가 맡았던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장'(CAC)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로 변경된다. 김 센터장은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의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과 리스크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한다.

이날 김 의장은 내부 구성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급락과 비판여론속에 김의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직원 소통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카카오를 위한 노력도 약속했다.

김 의장은 "사회가 카카오에게 기대하는 것, 미래지향적 혁신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신뢰 회복을 위한 첩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이사회, 뉴리더십, 크루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긴장관계 속에서 미래 비전과 포용적 성장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목상권 침탈 논란 그만"…카카오 2.0은 '메타버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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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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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의 '복심'으로 꼽힌다. 카카오가 사회 전반의 비판여론에 휩싸인 가운데,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의 의중에 따라 '카카오 2.0'을 새로 그리는 책무를 지게됐다.

남궁 내정자는 2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카카오가 너무 갑작스럽게 성장해 외형에 비해 튼튼한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최근 논란에 대한 자성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너무나 어깨가 무겁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며 "우리 시대의 화성, 무궁무진한 땅 '메타버스'를 개척하는 '메타포밍'(Metaforming)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메타포밍'은 다른 행성의 환경을 인간이 살 수 있도록 지구와 비슷하게 바꾸는 '테라포밍(Terraforming) 프로젝트'에서 따온 말이다. 카카오의 방식대로 가상현실에 일상을 구현하는 메타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남궁 내정자는 "국민들은 카카오에게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디지털로 혁신하려던 카카오의 움직임이 '문어발 확장'이나 '플랫폼 갑질'로 비춰진 만큼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남궁 내정자는 2016년 카카오의 게임사업 부활을 위해 최고게임책임자(CGO)로 등판했던 만큼, 카카오식 메타버스를 구현할 적임자로 꼽힌다. 이미 'B2C2C'(사업자와 개인 간 거래, 개인 간 거래 모델의 결합)를 바탕으로 게임이 가진 메타버스적 요소가 비게임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메타버스는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가장 사회적 요구에 가깝고 현재 카카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도전"이라며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의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메타버스는 공동체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사업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메타버스는 이용자들이 관계, 유희, 경제활동 등 현실과 유사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 공동체는 블록체인 기술(그라운드X), 엔터테인먼트·콘텐츠(카카오엔터테인먼트), AI 등 미래기술(카카오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구원투수' 남궁훈 누구…PC방에서 한게임 신화 일군 25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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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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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과 25년을 함께한 막역지우다. 두 사람이 삼성SDS에서 나와 서울 한양대 앞에서 PC방을 차리고, 1999년 한게임 창업까지 했다는 것은 IT(정보·기술) 업계의 유명한 일화다. 이후 한게임은 네이버와 합병해 NHN으로 재탄생한다.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이 맡았던 NHN USA 대표직을 이어받아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기도 했다.

2008년 김 의장이 NHN을 퇴사하고 카카오를 만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끝을 맺는 듯 했으나, 2015년 김 의장은 남궁 내정자를 CGO로 다시 불러들였다. '애니팡' 성공 후 부진에 빠진 게임사업을 부흥하기 위해서였다. 남궁 내정자가 창업한 엔진은 다음 게임과 합병해 오늘날 카카오게임즈가 되면서 카카오 게임산업의 제2 전성기도 열렸다.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로서 사업구조를 채널링(특정 사이트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을 다른 제휴사이트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퍼블리싱(유통)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게임즈 IPO(기업공개)와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흥행도 이끌었다. 이같은 남궁 내정자의 저력을 믿고 다시한번 전권을 맡겼다는 평가다. 카카오가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건 지난 2015년 취임한 임지훈 대표 이후 7년 만이다.

김 의장은 남궁 내정자 선임 배경에 대해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는 경험을 축적해왔을 뿐 아니라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공동체 차원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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