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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게임산업 ‘몸값’ 달라졌네…‘블리자드 82조’에 K-게임사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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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블리자드의 대표작 ‘오버워치’. 블리자드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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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미국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게임산업의 몸값이 재조명될 수 있다는 기대가 국내 게임업계에서 나온다. 전세계 게임 인구가 크게 늘어난 데다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기술을 구현할 핵심 무대로 게임이 부각되면서 게임업체들의 가치가 부쩍 뛰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은 “흡인력 있는 콘텐츠로서의 게임의 매력이 인정받은 것”이라며 반색하는 모습이다.

앞서 엠에스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형 게임사 블리자드를 687억달러(81조9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엠에스의 블리자드 인수 금액은 역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 금액 중 최대다. 이전까지는 2016년 델(Dell)이 데이터 스토리지 회사 이엠시(EMC)를 670억달러(79조7000억원)에 인수한 게 최대였다.

엠에스는 엑스박스(XBox) 등 그동안 해오던 콘솔(가정용 비디오 게임기)게임 사업에 블리자드의 여러 게임 아이피(IP·지식재산권)를 결합해 메타버스·가상현실(VR)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콜 오브 듀티’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다양한 장르의 게임 아이피를 갖고 있다. 엠에스는 보도자료를 내어 “(인수가 마무리되면) 중국 텐센트와 일본 소니에 이어 게임 매출액 기준 세계 3위 게임업체로 올라서게 된다”며 “엑스박스 게임 패스(엠에스의 월정액 방식 게임 서비스)는 업계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다양한 게임 콘텐츠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티 업계에서는 ‘게임 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 인수합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메타버스 등의 급부상과 함께 신기술을 구현할 무대이자 원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불가토큰 분야에서도 게임사들이 가상공간의 물건·영역이나 캐릭터 등에 일련번호를 부여해 엔에프티를 만들고, 이를 거래할 플랫폼을 만드는 등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메타버스 개발에 적극적인 에스케이텔레콤 등은 아이티 서비스 기획자 등을 채용할 때 “게임 서비스 기획 및 운영 경험” 등을 우대 조건으로 내걸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한겨레>에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기술은 물론이고 메타버스 플랫폼 속 오락거리와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도 게임사의 노하우가 아이티 기업들 중에서도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국내 게임 업계에도 ‘희소식’이다. 국내 게임산업은 1990년대 후반 엔씨소프트·넥슨·네오위즈 등을 필두로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업계의 주류 산업이기보다는 특정 기호의 소비자에게만 어필하는 ‘특수 분야’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세계 컴퓨터 운영체제(OS) 분야를 석권한 엠에스가 게임을 ‘미래 먹거리’로 택하면서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이 바뀌리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한 대형 게임업체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세계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엠에스가 향후 전략의 핵심으로 게임을 꼽았다. 게임이 이용자 잡기에 앞선 콘텐츠이자 서비스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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