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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50년 농업 온실가스 38% 감축”… 저탄소 기술개발 ‘속도’ [농어촌이 미래다 - 그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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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탄소중립 추진전략 발표

우선 정확한 배출 현황 ‘통계자료’ 구축

2027년 온실가스 데이터 플랫폼 가동

겨울철 온실 난방비만 줄여도 CO₂ 저감

고효율 단열소재 개발… 실증 연구 한창

탄소배출 많은 벼농사 물대기 방식 개선

‘그린라이스’ 등 개발… 친환경 농업 확산

메탄저감사료 2025년 현장 보급 계획

“2022년 268억원 투입 탄소중립 실현 박차”

세계일보

딸기를 재배하는 비닐 온실에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씌운 모습. 이 보온커튼을 사용하면 일반 보온 커튼을 사용할 때보다 난방에너지를 15~20% 절약할 수 있어 저탄소 농업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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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사계절 싱싱한 야채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온실 농업 덕이다. 특히 겨울철 온실에서 채소를 기르려면 난방이 필수다. 온실을 따뜻하게 유지하려면 많은 에너지와 난방비용이 사용되는데, 이는 농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겨울철 온실 난방비를 줄이고 재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고효율 단열 소재 에어로겔을 이용한 다겹보온커튼을 개발했다. 에어로겔은 머리카락 1만분의 1 굵기 실리카 성분 물질이 성글게 얽혀 이뤄진 신소재로 가볍고 단열성이 뛰어나다. 에어로겔을 부직포에 발포해 단열 특성을 높인 것이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이다.

지난해 경기 양평의 딸기 재배 농가와 충남 태안의 화훼 재배 농가에서 시범 설치한 결과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 설치 온실에서는 냉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난방비를 15∼20%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전국 20여개 지역의 농가에서 실증 연구가 진행된다.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은 농업 분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기술 중 하나다. 농진청은 2000㏊ 면적에서 10년간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사용할 경우 총 20만5709t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농업계에서는 이외에도 농업·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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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농진청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기술개발과 현장 보급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온실가스 정보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통계자료 구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 확대 △농경지를 이용한 온실가스 흡수 기능 강화 △개발된 기술의 현장 확산을 4대 중점 분야로 선정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8%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그중 통계자료 구축은 저탄소 농업의 기초가 된다. 탄소배출 현황을 정확히 알아야 감축량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농업생산 환경을 반영한 국가고유계수는 34종에 불과하다. 농진청은 이 계수 개발을 2040년 52개, 2050년까지 64개로 늘릴 계획이다.

농축산 분야 주요 탄소 감축 수단인 가축 장내 발효, 논물 얕게 걸러대기 등의 메탄 배출계수를 추가로 개발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활용하고, 친환경농법인 무경운, 풋거름작물 재배, 돌려짓기(윤작)을 실천했을 때 농경지에 저장되는 탄소 축적계수를 개발해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필요한 통계자료를 확충하고, 데이터를 표준화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에서 탄소중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저탄소 농·축산업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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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부문은 저탄소 기술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 논에 물을 가둬두고 벼를 기르는 현행 벼농사는 농업계 전체 탄소배출량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탄소배출량이 많은데, 농진청은 논의 물을 말리는 중간물떼기, 물을 얕게 채우는 얕게 대기 등 탄소배출을 줄이는 논물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적정한 중간물떼기 기간과 탄소 감축 효과를 분석 중이다. 탄소 저감 논물관리 기술이 보급되면 탄소 감축량이 2025년 25만t, 2030년 54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농진청은 올해부터 현장 보급을 시작하는 동시에 벼 재배농법 디지털화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물관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국내 유기자원을 활용해 화학비료를 적게 주고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벼 품종인 ‘그린라이스’를 개발해 친환경 농업 확산에 나선다.

농업분야 탄소배출의 42%를 차지하는 축산분야에서도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과학적 사양관리 기술은 연구 진행 중이며, 개발에 한창인 메탄 저감 사료는 2025년부터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축분뇨 에너지화 연구도 강화한다. 가축분뇨로 펠릿과 합성가스를 만들어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농진청은 지난해 가축분뇨 열분해 특성을 구명했으며, 2025년까지 열분해 공정 개발과 합성가스 생산에 성공해 2030년 현장 보급할 계획이다.

농경지의 탄소 저장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바이오차 활용 기술의 경우 효과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바이오차는 목재, 왕겨 등을 고온에서 산소 없이 열분해해 숯 형태로 만든 물질로 토양개량제로 사용하면 탄소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농진청은 이밖에 유기농업기술별 토양 탄소저장 효과를 평가하고 과수 바이오매스 등 신규 흡수원을 발굴해 농경지의 온실가스 흡수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자체, 민간과 협력을 통해 저탄소 농업기술을 현장에 확산시키고, 농가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과 인식 개선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병홍 농진청장은 “농진청은 탄소중립에 필요한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올해 268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다”며 “관련 연구 인력도 지속해서 확충해 농축산 분야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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