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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Money & Riches] 아파트 대체상품 '오피스텔'…강남·도심권 고르면 불패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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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푸르지오더보타닉 조감도. [사진 제공 =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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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대체 상품인 오피스텔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100실 미만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투기 수요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서울 영등포구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 청약에는 약 12만6000명이 몰렸고 최고 경쟁률은 1349대1을 기록했다. 경기도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은 청약 경쟁률이 평균 1398대1로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역대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한 데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청약 가점이 낮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청약 시 주택 소유 여부를 따지지 않고,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대상도 아니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서 공급되는 100실 이상의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전매가 제한되지만, 100실 미만의 오피스텔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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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우동의 `해운대 디 엘본` 투시도. [사진 제공 = 피알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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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오피스텔 투자 열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선거라는 큰 변수가 있지만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데다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실입주까지는 4~5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매일경제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올해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전국에서 총 2만9884실이 분양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전국에서 5만5795실이 분양됐는데, 물량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8719실이 분양됐으나 올해는 67% 줄어든 2803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1만6338실이 분양된다.

서울에서 분양을 앞둔 오피스텔 중 주목할 만한 단지로는 '효제동오피스텔'과 '세운푸르지오더보타닉' 등이 있다.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 들어설 효제동오피스텔은 DL이앤씨가 시공하며 분양 호실도 500실에 육박해 규모가 큰 편이다. 오는 6월 분양될 예정이며 도심권에 위치해 직주근접을 원하는 직장인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중구 을지로4가에 들어설 세운푸르지오더보타닉도 관심이 집중된다. 총 366실이 오는 3월 분양된다. 지하철 2·3·4·5호선이 지나는사통발달 역세권인 데다 서울 최대 중심업무지구와 인접해 직장인은 물론 투자 수요도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에서는 효성중공업이 시공한 '서초동오피스텔' 266실이 오는 2월 분양되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반포주유소오피스텔' 148실이 5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오피스텔 분양이 잇따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서는 '판교디오르나인' A·B블록이 이르면 이달 분양된다. 각각 100실 미만으로 공급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천시에서는 별양동 '과천에스트로오피스텔'(288실), 갈현동 '과천오피스텔1·3BL'(839실), 갈현동 '과천오피스텔상업2BL'(88실) 등 세 곳이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100실 미만인 과천오피스텔상업2BL이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에서는 1200실 규모 '청라C18오피스텔'이 오는 2월 분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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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오피스텔 시장은 아파트 가격 급등과 고강도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호황기를 누렸다"면서 "아파트의 대체재로 인식되며 수요가 크게 늘어난 주거용 오피스텔은 비교적 용이한 대출 여건, 바닥난방 규제 완화에 시세차익까지 기대되면서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장 없이 신청할 수 있고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 등으로 수요가 몰리며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는 것이다.

다만 '묻지마 투자'나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꾸준히 몰리는 아파트와 비교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 연구원은 "오피스텔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게 되면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지고,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확산되는 주택시장 분위기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여기에 향후 수도권 3기 신도시와 택지지구 등에서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아파트 대체재로 부각됐던 주거형 오피스텔 인기가 꺾일 가능성도 있어 작년만큼 인기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본 수요가 탄탄해 집값 하락 시기에도 버틸 여력이 있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오피스텔에 투자할 때는 향후 매도가 용이한 물건을 골라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피스텔 가격이 많이 올라 있는 데다 받을 수 있는 월세에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아닌 돈으로 투자하는 이라면 향후 몇 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곤란해질 수 있다"며 "단지 규모가 크고 아파트 가구가 섞여 있다든지, 단지 브랜드 등을 고려해 향후 매각에 유리한 방향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은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중과 대상이기 때문에 절세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생긴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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