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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2030] ‘프리지아’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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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30 사이에서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이 화제다. 연예인급 외모의 남녀가 무인도에 머물며 커플 매칭을 하는 프로그램인데, 과거 ‘사랑의 스튜디오’ 업그레이드 버전쯤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뷰티 유튜버 프리지아. 스물여섯, 무용과 출신인 그녀는 가녀린 체구에 명품으로 휘감은 패션, 도도한 외모와는 대비되는 사투리로 하루아침에 셀럽이 됐다.

작년 12월 말 방송 직후 프리지아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금세 300만을 넘겼다. 초고가 한강뷰 아파트에 살며 명품 매장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 구매)’을 해도 못 사는 명품들을 이리저리 코디해보는 프리지아의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가 폭발했다. ‘프링이’(프리지아 팬 애칭)가 늘어났고, 최근엔 유명 TV예능에도 출연했다. 브랜드 전문가인 노희영 전 CJ그룹 고문은 “대한민국 최고 셀럽 핫인싸”라고 평가했다. 프리지아가 ‘핫인싸’가 되는 데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조선일보

한 명품 매장 앞에서 찍은 프리지아사진./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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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갑자기 비난의 대상이 됐다. 지난 16일 ‘짝퉁 논란’이 일기 시작하면서다. 프리지아가 솔로지옥에서 입고 나온 분홍색 디올 상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1만6000원짜리로 밝혀졌고, 물려받았다던 샤넬 티셔츠도 짝퉁으로 드러났다.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드러난 짝퉁만 40여 개다. “속았어. 더는 ‘프링이’ 안 해”. 팬들은 실망했고, “전 세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에서 나라 망신 다 시켰다” “패션으로 사기 쳤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맞서 “짝퉁 좀 입었다고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느냐”는 옹호 댓글이 달리면서 그의 인스타 댓글 창은 난장판이 됐다. 프리지아는 하루 만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프리지아가 짝퉁 논란을 극복하고 인기를 누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속았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실망감을 드러내며 손절하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요즘 애들은 진득함이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과거엔 대중 매체가 스타 정보를 제공하는 속도에 맞춰 그 스타를 천천히 판단했다면, 요즘은 그 스타에 대한 정보를 유튜브, 구글에서 직접 찾고 직접 판단한다. 그래서 하루 만에 사랑에 빠졌다가 아니다 싶으면 다음 날 식어버릴 수도 있다. 팔로를 취소하는 데 1분도 걸리지 않는 세상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2030의 마음은 표심에도 드러난다. 대선 캠프는 갈팡질팡한 2030 민심에 고민이 깊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20대에서 보름 만에 후보 지지 순위가 정반대로 뒤집히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를 두고 “2030은 고정적으로 지지하는 후보가 없어서 자신의 이익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인상 같은 공약이 먹혀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심이 보름 만에 뒤바뀐 이유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후보가 당장 오르고 내리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030은 속았다고 느끼는 순간 지지하던 후보를 쳐다보지도 않고 무섭게 돌아설 것이다. 2030에게 남은 40여 일은 아주 긴 시간이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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