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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위기의 카카오’ 남궁훈 단독대표 체제로… “신뢰 회복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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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논란’ 등 악재 정면돌파 나서

문어발식 사업으로 계열사 확장

각자도생 경영 치중, 도덕성 상처

단독대표 통해 모기업 책임 강화

김범수 의장 “미래지향 혁신 지속”

카카오페이 임원들 조만간 사퇴

금감원 “스톡옵션 먹튀 개선 검토”

세계일보

최근 카카오페이에서 벌어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카카오가 남궁훈(사진)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단독 대표로 내정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카카오는 20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3월로 예정됐던 대표 임기 연장을 포기하고 남궁 대표를 카카오의 단독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또 그룹 컨트롤 타워인 CAC센터장에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를 내정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날 오전 카카오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미래지향적 혁신을 실현해 나갈 적임자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열었고, 엔케이(남궁 대표)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남궁 대표가) 카카오의 대표를 맡아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적 비전을 리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표 교체카드는 류영준 대표와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이용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친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에 대응한 쇄신책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상생안, 임원 주식 매도 가이드라인 같은 정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결국 미래지향적 혁신을 잘하는 것이야말로 카카오 신뢰 회복을 위한 첩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남궁 대표를 단독 대표로 내정한 것과 관련해 계열사의 ‘각자도생’ 전략이 카카오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힌 만큼 단독대표 체제를 통해 상장 모회사로서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 ‘100인의 최고경영자 육성’ 전략을 통해 각 계열사 대표들이 회사를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방침을 고수해 왔지만 일각에서는 ‘CEO 육성 전략’이 김 의장의 자기 사람 챙기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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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2020년 이후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규모를 키워왔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대기업의 계열사 증가율은 50.46% 정도인데 카카오는 162.22%로 빠른 속도로 계열사를 확장했다. 경쟁사인 네이버(-36.63%)가 계열사를 품으면서 내실을 다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카카오는 계열사들 중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 등 경쟁력 있는 회사들을 물적분할해 주주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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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대표는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와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 등 카카오페이 임원들은 이른 시일에 사퇴하기로 했다.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행사와 차익 실현으로 신뢰가 옅어진 카카오그룹의 주가 시가총액 합은 92조3195억원(19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108조2432억원)에 비해 25조9237억원이 증발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페이 경영진 스톡옵션 논란은 제도개선 문제”라며 “필요하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호·남정훈·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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