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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미 긴축 한파에 ‘빅테크 빙하기’…나스닥 두달새 10.7%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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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커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탓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로 기술주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5% 떨어진 14340.2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9일 역대 최고점에서 10.7%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0.96%)와 S&P500(-0.97%)도 하락 마감했다.

중앙일보

조정장 진입한 나스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눈에 띄는 건 기술주의 두드러진 하락세다. 테슬라는 전날보다 3.38% 떨어진 995.6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천슬라’ 고지가 무너졌다. 엔비디아(-3.23%)와 애플(-2.10%), 아마존(-1.65%) 등도 뒷걸음질 쳤다.

월가 투자자들도 기술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329명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기술주를 더 사겠다(비중 확대)고 응답한 비중은 1%에 그쳤다.

기술주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Fed의 조기 긴축 분위기다. 데이비드 베일린 씨티글로벌자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가격에 다시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긴축을 향한 Fed의 발걸음이 더 빨라질 수 있단 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의 힘과 최근 물가 상승 속도를 고려할 때, 파월 의장이 시사했듯, 지금 필요한 지원을 다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Fed의 긴축 행보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것이다.

미국의 빅테크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면, 중국 빅테크 기업은 당국의 규제라는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9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일정 규모 이상의 인터넷 기업이 투자나 자금조달을 할 경우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지침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사용자가 1억명 이상 또는 연간 매출이 100억 위안(1조8700억원 상당) 이상인 빅테크 기업이 주요 대상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바이트댄스, 디디추싱 등 중국 대표 기업 대부분이 포함된다. 중국 당국은 “담당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CAC가 해당 규정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지만,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한편, 알리바바 주가는 12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점(319.32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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