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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장동 특검 어디로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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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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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대장동 특검을 도입할 것처럼 큰소리치던 여야가 정작 구체적인 협상은 시늉 내기로 일관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 이견을 좁히려고 하기보다는 기존 입장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이, 야당은 여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핑계 삼아 요리조리 특검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여당은 야당이 낸 특검법에 반대하고, 야당은 여당이 제안한 상설특검을 거부하면서 평행선만 달렸다.

그동안 여야 대선 후보들은 신속한 특검 도입을 여러 차례 촉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어떤 형태의 특검도 괜찮다. 조건과 성역 없이 즉시 하자”고 말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부산저축은행까지 포함해 특검을 받으라는 얘기를 오래전에 했다”며 조속한 협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야의 협상 태도를 보면 후보들의 말은 어떻게든 비판 여론만 피하고 보자는 꼼수였던 셈이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한 지는 벌써 5개월째다. 그런데도 대장동 사건 관련 의혹의 핵심인 ‘윗선’과 ‘50억 클럽’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새로운 의혹만 추가되고 있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는 박영수 전 특검의 계좌에서 5억 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입금됐다는 내용까지 들어 있지만 검찰은 자금의 성격을 명백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누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라고 최종 지시했는지는 배임과 직결되는 사안이고 윗선 수사의 열쇠가 될 수 있는데도 검찰은 실체를 규명하지 못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는 대법원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이후 진전이 없다. 아들을 통해 화천대유에서 50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수사도 구속영장 기각 이후 지지부진하다. 윗선 수사는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한 차례 조사한 것이 전부다.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사안들에 검찰이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특검은 불가피해졌다. 대장동 의혹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선 일정을 핑계로 유야무야할 문제가 아니다. 누가 당선되든 진실은 규명돼야 한다. 대선 전에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대선 이후에라도 특검이 나서서 밝혀야 한다. 여야는 지금부터라도 성의 있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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