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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바이든 ‘성과’ 강조했지만…내우외환에 ‘불쌍한 조’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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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취임 1년 기자회견]

“2억여명에 백신” 등 부각했지만

지지율 41.9%로 최저수준 그쳐

우크라 사태에 “러, 침공할 것”

핵무기 이슈 두고 타협 여지 강조

미-중 갈등엔 “중, 합의 안 지켜”

‘최고 25% 보복관세’ 고수 방침


한겨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나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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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내일은 제가 취임한 지 1주년이 됩니다. 여러 도전이 있었던 1년이었지만, 엄청난 진전이 있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중국·러시아와 치열한 대립, 최대 공약인 ‘더 나은 재건’ 법안을 둘러싼 민주당 내 내분 등으로 위기에 내몰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임했다. 여느 때처럼 미소로 회견을 시작한 바이든 대통령은 곳곳에서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1년 동안 자신이 그동안 거둔 성과를 강조하려 애썼다. 총 111분에 걸쳐 열린 이날 회견의 머리발언에서 “2억1천만명의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6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실업률은 3.9%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등 미국 내정에 대한 질문이 몇차례 오간 뒤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된 이슈는 전쟁 가능성이 고조된 우크라이나 위기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을 원치 않겠지만, “내 추측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침공(move in)할 것이다. 그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이 유럽 정세를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뜨릴 전면전을 일으키진 않겠지만, 여러 공세를 통해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하고 유럽을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다면 러시아 은행은 달러 결제를 할 수 없게 돼 경제가 파괴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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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일부 사안에선 ‘타협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에게 내놓은 두가지 요구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핵무기 배치 금지였다는 사실을 전하며, 후자에 대해선 “얘기가 잘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둔 것이다.

이어진 주제는 중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미-중 간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1단계 무역합의 이행 문제와 관련해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충분히 이행했고, 이에 따라 미국이 보복관세 일부를 해제한다고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중국은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중은 2020년 1월15일 타결된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중국이 향후 2년 동안 2천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타결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져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합의의 이행 과정을 추적해온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최신 분석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합의 체결 이후 중국의 대미 수입 총액은 221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합의했던 수입 목표치(3564억달러)의 약 62%에 그치는 규모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1년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혹평을 내놨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산세와 사회적 분열상이 여전하고, 중국과의 갈등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프간 철수는 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 실패의 상징이며, 중-러 견제를 위해 오커스 등 군사동맹을 강화해 군비 경쟁과 핵 확산 우려까지 불렀다”고 주장했다.

미국인들의 지지도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여론조사 종합·분석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 집계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19일 현재 41.9%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39%) 다음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시비에스>(CBS) 방송이 지난 12~14일 실시해 16일 내놓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좌절’을 느꼈다는 응답이 50%에 이르렀다. ‘불쌍한 조’(poor Joe)는 말 그대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져 있는 셈이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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