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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말 스스로 일어났지만, 사망"…KBS ‘이방원’, 변명 뿐인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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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정태윤기자] “말은 사고 직후 스스로 일어났다”

말이 스스로 있어났다는 것-> 외견상 부상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돌려 보냈다는 것-> 1주일 뒤에 사망했다는 것. 이것이 바로, KBS의 ‘말’이다.

’태종 이방원’ 측은 “많은 시청자가 말의 상태를 걱정해 다시 확인했다”면서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KBS 측은 고개를 숙였다. “촬영 중에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동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동물 학대를 사과했지만, 변명도 길게 늘어 뜨렸다. “낙마 신은 매우 어려운 촬영”이라며 “촬영팀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말과 배우의 안전을 고려했음에도 불구,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고 강조했다.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단, KBS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당시 현장 관계자는 ‘카라’ 측에 “스턴트맨도 제대로 된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시청자 항의가 없었다면 말의 죽음 조차 모르고 넘어갈 뻔 했다. “말이 스스로 일어났다”는 해명도 무책임하다. 육안으로 외견만 확인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말매개심리운동치료전문가’인 박숙경 교수는 ‘디스패치’에 “말은 지능과 감정을 갖고 있다”면서 “말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이 사람들이 도구화, 소품화 시켰다”고 꼬집었다.

“말의 시야는 350도에 달합니다. 넓은 시야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며 자신을 방어하죠. 그런데 제작진은 (말이 볼 수 없는) 뒤에서 발을 묶었습니다. 말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런 촬영은 있을 수 없습니다.” (박숙경 교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비슷한 장면을 연출할 때 스턴트 맨만 낙마시켰다. 실제로 다양한 표현 방식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 KBS는 왜 말의 다리를 끈으로 묶었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사과문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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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태종 이방원' 측 입장문 전문>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립니다

사고는 지난 11월 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발생했습니다.

낙마 장면 촬영은 매우 어려운 촬영입니다. 말의 안전은 기본이고 말에 탄 배우의 안전과 이를 촬영하는 스태프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 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시청자분들과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진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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