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안고 싶었어, 안마해줘'…"박원순, 생전 역겨운 문자 수없이 보냈다"

댓글 40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 피해 사실·극복과정 담은 책 출간

뉴스1

(천년의상상 제공)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과 극복과정을 담은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를 출간했다.

20일 출판사 천년의상상에 따르면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 김잔디(가명)씨는 책을 통해 피해 과정을 비롯해 고소에 이르게 된 과정, 2차 가해, 상처 극복 과정 등을 자세히 털어놨다.

이 책에서 김씨는 지난 2020년 4월 회식 당시 동료에게 성폭행 당한 뒤 조직 내에서 합의를 종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던 그는 박 전 시장의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했다.

2015년부터 4년 넘게 박 전 시장의 비서로 일한 김씨는 "2017년 상반기부터 그가 부적절한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실에서 둘만 있을 때 소원을 들어달라며 안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성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문자를 보냈다"며 "박 전 시장은 '나 혼자 있어' '나 별거해' '셀카 사진 보내줘' '오늘 너무 예쁘더라' '오늘 안고 싶었어' '오늘 몸매 멋지더라' '내일 안마해줘' '내일 손 잡아줘' 같은 누가 봐도 끔찍하고 역겨운 문자를 수도 없이 보냈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이 2020년 7월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김씨는 "절규했고 미친 사람과도 같았고 그냥 죽어버리고 싶었다"고 적었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극단적 선택을 검색하고, 신분이 노출돼 개명절차도 밟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박 전 시장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면서 일부 시민은 "김씨가 박 전 시장을 죽음으로 몰았다"며 가해자로 보고 마녀 사냥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모두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과 싸우는 일은 너무나 힘겨웠다.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의 중심에는 내가 평소에 존경하고 따르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4년간의 성적 괴롭힘뿐만 아니라 잔인했던 2차 가해를 이어가는 인사들을 보면서 2차 가해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존엄을 지키려고 마음먹었다"는 소회도 밝혔다.

아울러 김씨는 비서로 일하면서 경험한 부당한 노동환경과 처우도 함께 고발했다. 책에 따르면, 그는 박 전 시장의 통풍약을 대신 받아왔고 '정치인 박원순'의 선거운동에도 동원됐다. '심기 보좌'라는 명목으로 식사자리에 말동무로 동석했고 박 전 시장 가족의 명절음식도 챙겨야 했다.

현재 서울시청에 복귀해 공무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는 김씨는 "이 책을 통해 한 명의 존엄한 인간으로 기억되고 싶다.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람들 덕분에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살아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출판사 측은 "이념적 지형에 따라 적대적으로 갈린 양대 정치 집단의 이해관계에 어떤 식으로든 사용되거나 복무 되는 것을 거부한다. 이 책이 원하는 것은 2022년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전 구성원에게 우리가 지키고 마땅히 가꿔나가야 할 공동체의 정의와 윤리적 가능성을 묻는, 불편하지만 피해서는 안 될 유효한 질의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sb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