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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칼 빼든 정부, 광주 붕괴사고 HDC현산 영업정지 예고…행정처분 소송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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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국토교통부가 광주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지난해 6월 동구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참사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현산)에 영업정지를 예고한 가운데 행정처분을 놓고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사고 조사를 진행한 이후 시공사를 상대로 행정처분과 법적 검토에 나서지만, 7개월 사이 동일한 지역에서 대형 사고를 일으킨 현산의 경우 이례적인 조치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토부가 건설업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경우 현산은 행정처분을 받아들인 서울시 등 지자체단체 등을 상대로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업정지는 매출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효력정지 소송을 통해 영업정지 기간 단축과 더불어 사고로 지목된 부실설계 논란과 관리 소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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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10일째인 20일 무너진 201동 건물의 모습 2022.01.20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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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형욱 "모든 법규‧규정 중 가장 강한 페널티 적용"

20일 국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광주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를 일으킨 현산에 대한 행정 및 법적 조치 등을 예고했다.

이는 노 장관이 시공사인 현산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는 언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 장권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씩이나(광주 지역에서 발생한 붕괴사고) 반복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현재 운영하는 모든 법규와 규정 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페널티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내부 논의를 걸친 뒤에 나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기자 회견 전 현산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과 제재 등이 포함된 초안이 노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한 관계자는 "기자회견 전 관련된 내용이 작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내용이 작성되지 않았다면 징계 수위나 법적 책임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 논의 없이 장관이 법규와 규정 등을 언론을 통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못한 처사"라며 "시공사인 현산의 경우 대형 건설사에다 상장사인데 행정처분과 법령 등을 언급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한데 노 장관과 실무진이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내놓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의 단독보도에 대해 국토부는 이같은 사실을 일단 부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와 관련하여 사고조사와 현장 수습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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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전경. [서울=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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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수도권 지자체 중 첫 영업정지 처분 검토

정부의 제재가 예견되는 만큼 현산 역시 법적 대응에 적그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 책임과 원인 등에 대한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는 광주 학동 참사와 관련해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2일 현산에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하면서 이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변으로 무너져 현장을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하는 등 총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다.

이로 인해 현재 현장 공사를 담당 한 업체와 책임자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광주광역시 동구청이 원청사인 현산에 대해 건설사업기본법상의 '고의 과실에 따른 부실공사' 혐의를 적용해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서울시는 원청사인 현산에 대한 제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내부에서 관련한 내용을 검토한 이후 원청사인 현산 측에 사고 원인 및 과정 등에 대한 소명을 듣고 난 뒤에 제재 혹은 영업정치 처분 등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자체 영업정지 처분 시 행정가처분 신청 불가피

서울시가 광주시가 요구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들일 경우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국토부까지 나설 경우 사태는 심각해진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증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건설사업자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광주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제기된 부실공사가 확인될 경우 공사 참여자가 5인 이상 사망한 경우엔 영업정지 1년을 명할 수 있게 됐다.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될 경우 행정처분 부과권자인 지차체(건설업 등록관청)에 위임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원청‧시공사에 소명을 걸쳐 행정처분을 결정짓는다.

행정처분이 이어질 경우 사고를 일으킨 현산은 행정가처분 신청과 각종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입주 일정이 잡힌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민들에 대한 지체보상금과 계약취소, 위약금 등에 대한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자체들이 건설업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들일 경우 행정명령 취소 및 민‧형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업계는 영업정지 처분을 수용하지 않고 행정 소송에 돌입할 경우 신뢰도 하락과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영업정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통해 기간 단축과 부실시공 논란과 현장 관리소홀, 무리한 공기 단축 등에 대한 소명할 수 있는 자리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 처분이 1년을 넘길 경우 회사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부실시공 논란과 관리 소홀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자리가 없는데 행정명령 취소 등에 대한 대응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산은 실종자 구조작업 지원과 현장 수습, 입주민 피해 대책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산 관계자는 "실종자 구조 작업 지원과 현장 수습에 전사원이 집중하고 있다"며 "비상대책기루를 설치해 모든 건설현장 시공 적정성과 안전성을 상시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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