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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통가 화산 폭발로 1만㎞ 떨어진 페루 앞바다에 기름 유출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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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리마 인근 해변서 유조선 사고 발생

페루 정부, 스페인 업체에 “즉각 보상” 요구

업체 쪽 “우리가 일으킨 재앙 아니다”


한겨레

통가의 화산 폭발 여파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페루의 해변에서 공무원들이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벤타니야/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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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 화산 폭발의 여파가 1만㎞ 이상 떨어진 페루 앞바다까지 영향을 끼쳐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심각한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

페루 정부는 19일 지난 주말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의 정유 시설에서 원유를 하역하던 유조선에서 6천배럴의 기름이 유출된 뒤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초기에는 유출된 기름이 수도 리마 근처 해안 일부에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피해 면적이 1만8천㎢까지 늘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페루 환경부는 전날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를 맞은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돼 주변 해역으로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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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의 화산 폭발 여파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페루의 해변에서 공무원들이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벤타니야/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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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확산세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자연 보호 지역 두 곳의 동식물들이 위험에 처했고 어민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크리스텔 셰스케 페루 환경법학회의 환경 보존 전문가는 “피해 지역은 페루 해안 중에서도 생물 다양성이 아주 풍부한 지역”이라며 “기름 유출이 생태계와 사회에 장·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까맣게 오염된 해변이나 기름에 흠뻑 젖은 채 죽은 새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 기름 유출로 죽은 새들 가운데는 페루와 칠레 해안에 서식하는 희귀종인 훔볼트펭귄도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미르타 바스케스 총리는 19일 기자들에게 렙솔에는 기름 유출에 대응할 긴급 계획이 없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외무부는 렙솔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태는 리마 주변에서 발생한 최악의 환경 재앙”이라며 “렙솔은 즉각 피해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전날 렙솔에 이틀 안에 피해 지역을 파악하고 열흘 안에 기름 처리를 마치라고 요구하며, 렙솔이 최대 3450만달러(약 41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렙솔의 대변인은 19일 국영 라디오 방송에 “우리는 이번 환경 재앙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이 사태가 누구 책임인지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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