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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붕괴 현장 살펴본 실종자 가족 "수색 1년까지 예상, 국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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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짧게는 한 달, 그렇지 않으면 6개월이나 1년이 지나도 구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실종자 가족 모임 대표를 맡은 안 모 씨는 오늘(20일) 소방 당국의 안내로 아파트 내부를 직접 둘러본 뒤 기자들에게 참담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안 씨는 오늘 오전 다른 실종자 가족 2명과 함께 1시간가량 붕괴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 수색 상황과 현장 상태를 참관했습니다.

가족들은 지상 23층부터 38층까지 16개 층에 걸쳐 붕괴가 진행된 내부를 살펴보고 나서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씨는 "기울어진 타워크레인만 해체하면 구조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직접 보니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며 "가족들에게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장 구조대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다 했더라"며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가족들이 수색 방식 변경안을 논의해 구조 당국에 먼저 제안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족들은 건물 양측 모서리 안팎에서 진행된 붕괴로 인해 생겨난 낭떠러지, 겹겹이 쌓여 옹벽 끄트머리에 매달린 콘크리트 판상 구조물 등을 살펴보고 나서 이러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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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씨는 "현재 역량만으로는 단기간에 실종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앙 정부에서 국가적 역량을 투입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는 "수색과 구조 기간이 길어지면 기다리는 가족뿐만 아니라 붕괴 현장 주변 상인이랄지 다른 분들의 고통도 커질 것"이라며 "수많은 피해가 양산되지 않도록 중앙 정부가 신속히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가족들은 여러 위험에 노출된 상층부 내부 수색 상황도 전했습니다.

119구조대는 손을 이어 잡거나 밧줄을 몸에 묶고 낭떠러지와 옹벽으로 접근해 콘크리트 잔해를 긁어내고 있었습니다.

스티로폼 조각 위에 몸을 눕혀 짧은 휴식을 취하는 등 구조대의 헌신을 지켜본 가족들은 "존경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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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설 현장을 위한 새로운 안전 지침(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습니다.

안 씨는 "붕괴 당시 추락과 대피라는 생사를 가른 물리적 거리가 겨우 두어 걸음에 불과했다"며 "바깥 상황을 몰랐을 실내 작업자들이 위험 징후만 미리 알아챘다면 무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여러 사고 상황을 가정한 경보와 대피 등 위기 대처 훈련을 건설 현장에서도 의무화해야 한다"며 "이번에 실종된 분들은 모두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실내 설비 공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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