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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중대재해처벌법 1호 될 수 없다며 온갖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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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일에 현장 가동 하지 않는다" 16.9% 응답... 건설노조,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촉구

오마이뉴스

▲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본부는 1월 20일 오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강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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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노사문화, 쌍팔(1988)년도 속도전, 이제는 멈춰야 한다."

건설노동자들이 공사 현장의 산업재해 예방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본부는 20일 오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장 외벽 붕괴 참사와 관련해 대책 마련 촉구와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건설노조는 지난 17~18일 이틀간 전국 7573명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안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복수 응답) 결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를 두고 목수·철근·덤프·타워크레인·전기 등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은 ▲콘크리트 타설 보양 부실로 인한 강도 저하(75.1%) ▲보 없이 바닥과 기둥만 있는 형태인 무량판 구조의 무리한 시공(44.1%) ▲수량이나 강도에 있어 부실 철근 자재 사용(25.6%) ▲타워크레인 브레싱 등 타격(11.8%) 등을 시공적 요인으로 꼽았다.

사고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선 ▲불법 다단계 하도급(66.9%) ▲빨리빨리 속도전 공기단축(63.3%) ▲최저가낙찰제(54%) ▲신호수 미배치, 안전시설 조치 미비 등 건설사의 안전 관리·감독 소홀(37%) ▲부실하고 이론적인 안전교육(32.5%) ▲노동안전문제에 노동자 참여 없음(29%) ▲건설노동자를 무시하는 직장문화(27.2%) 등을 지적했다.

건설노동자들은 "이윤은 최대화하고 공사 기간은 최소화하며 사고 책임은 떠넘기고 있다"면서 "각종 사고원인이 새롭지 않다. 어느 현장에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화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부터 시행된다. 이와 관련해 건설노조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은 처벌 1호가 되지 않기 위해 각종 꼼수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일인 1월 27일, 16.9%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해당 일엔 현장 가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건설사들은 어떻게든 1호가 될 수 없다며 온갖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는 "여전히 건설노동자들은 공기단축에 대한 '빨리빨리 속도전' 압박을 받고 있다"며 "현장에선 '천천히 안전하게 공사 기간은 맞춰달라'고 한다. 등교·출근 시간에 지각을 앞두면 마음이 급해지듯, 공사 기간 압박에 시달리면 안전하게 일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늘었다"는 응답도 49.5%에 달했다. 건설노조는 "안전사항 관리·감독의 순기능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건설노동자들은 안전을 명분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 통제가 심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보호구, 안전시설 등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추궁한다거나, 보여주기식 형식적 안전점검을 하기 때문"이라며 "이를테면 안전고리를 걸 데가 없는데 걸라고 지시하고, 사진 찍어 보고하는 식이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건설노조 부울경지부 "건설안전특별법 필요"

건설노조 부울경지부는 "현장에서 일한 지 2달이 넘었는데 어떻게 안전화 하나도 지급하지 않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안전화를 살 돈이 없어서 발에 맞지도 않는 안전화를 신다가 얼어붙은 땅바닥에 넘어져도 현장 눈치를 보느라 말도 못 하는 건설노동자 아직도 현장엔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잇따른 참사에서 공통으로 불법 다단계 하도급, 무리한 속도전, 원청 건설사의 관리·감독 부실, 있으나 마나 한 감리 등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왜 바뀌지 않나. 책임은 떠넘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건설업 면허가 살인 면허라도 되는 듯 건설사들은 온갖 참사에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됐다. 그리고 결국 돈이다. 안전보다, 건설노동자의 생명보다, 견실시공보다 중요한 건 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현장은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불법 도급과 이로 인한 공기단축, 위험이 만연돼 있다. 이에 반해, 건설산업은 제도산업인만큼 정부 당국의 규제와 책임자 처벌은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건설노조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경우, 발주처와 원청에 대한 책임이 미약하고 27개 건설기계 기종 중 타워크레인·항타·항발기에만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발주처 책임 부분이 빠져 있고 도급·위탁만 적용돼 임대가 빠져 건설기계는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들은" 발주처는 물론 건설사와 감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명시하고 모든 건설 기계에 적용되는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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