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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통신 3사 주파수 싸움…말로만 "고객 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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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주파수 추가할당 두고

과기정통부·통신사 간담회

SKT·KT "할당 주파수 LG유플에 유리"

이권다툼에 난상토론

5G 28㎓ 대역 개발 설비투자

이행계획 대비 크게 못 미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두고 통신 3사의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참석자들 모두 ‘소비자 편익 증대’를 강조했지만 5G 불통, 비싼 요금제 등 정작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어 통신사들이 주파수를 놓고 이권 다툼을 벌이기 보다 본질적인 서비스 개선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3사, ‘고객 편의’ 앞세웠지만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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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주파수 할당 정책 간담회’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과기정통부,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했지만 여전히 난상토론에 그치고 말았다. SK텔레콤과 KT는 할당 주파수가 LG유플러스에 유리한 대역이라며 "사실상 단독 공급으로 공정성에 위배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LG유플러스는 "주파수를 추가 할당 받으면 지역간 차별 없이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속도와 균등한 5G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다"고 맞섰다.

5G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면 연속된 주파수가 유리하다. 통신업계는 현실적으로 주파수 추가 할당에서 LG유플러스가 유일한 입찰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3.5㎓ 대역에서 유일하게 80MHz 폭을 사용하는 LG유플러스만 추가 기술 투자 없이 바로 옆에 붙은 20MHz 폭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CA라는 주파수집성기술을 활용하면 된다지만 전용 기지국 장비 개발과 망 구축까지는 3년 이상 소요된다"며 실제 참여 유인이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현재 주파수 할당 방법인 경매도 토론회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경쟁 입찰이 불가능한 상품을 놓고 경매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맞냐는 얘기다. 과거 5G 주파수를 처음 할당할 당시부터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 공급구조가 근본적으로 공정할 수 없는 구조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이후 공급방식이나 대가 등을 잘 만들려 해도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시장이 크게 왜곡되고 고객 편의도 저해될 수 있다"고 짚었다.

주파수만 욕심, 투자는 뒷전
통신 3사가 주파수만 욕심내고 투자는 뒷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여전히 전국 곳곳이 5G 불통이라 LTE로 사용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 입장에선 속도도 중요하고 커버리지도 중요하다"며 "통신사들이 주파수 추가할당을 하면 1년 사이 (기지국을) 12만국까지 늘리는 데 문제 없다고 말했는데 왜 1년 사이 5만국을 늘리는 게 가능하면서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5G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19년 1800건, 2020년 1900건으로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5G 품질 관련 손해배상 관련 집단소송들도 1, 2차 변론기일까지 이행됐다.

5G 최고 품질을 끌어낼 수 있는 28㎓ 대역 개발에 대한 설비투자도 이행 계획 대비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통신 3사가 개설 신고를 한 5G 28㎓ 기지국(장치) 수는 총 2114개에 달했지만 준공을 완료한 장비는 고작 138대에 불과했다. 의무이행 기준 대비 이행률이 0.3%에 불과하다. 여기에 작년 12월 말 과기정통부의 이행 점검기준 완화에 발맞춰 12월에야 무더기로 개설 신고를 단행하면서 ‘꼼수’ 지적도 나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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