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인플레, 팬데믹, 법안 정체에도...바이든 “과도한 약속한 적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주년 기자회견 “생각했던 것보다 잘해, 진전 이뤄”

백신 접종률, 일자리 증가, 실업률 감소 등 성과로 제시

우크라 사태 “러시아 ‘달러 결제’ 막겠다”

“물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대표적인 국내 법안(복지 법안)’은 의회에 정체 돼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몇 시간 후에 상원에서 투표권과 투표 개혁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노력이 실패할 것입니다. 코로나로 매일 1500명의 미국인이 죽고 있습니다. 국내 분열은 작년 때(트럼프 행정부 당시)와 마찬가지 상태입니다. 1년 전 취임하실 때 미국 대중에 실제 성취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약속하신 것인가요?” (백악관 출입기자)

“과도한 약속을 한 적 없다. 내가 (1년간) 해온 건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한 것 같다. 사실은 우리가 엄청난 진전을 이룬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당신은 코로나로 사망자 수를 언급했는데 글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 배나 됐지 않나. (사망자 수는) 내려오고 있다.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조선일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첫 질문과 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1년간) 2억1000만명의 미국인들이 코로나 완전 접종을 했다”며 “1년만에 6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고 실업률은 3.9%로 떨어졌다”고 했다. 또 “빈곤률은 40% 가까이 감소했고, 소득은 올라갔다”며 1년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평가는 싸늘해 보였다. ‘최근 유가가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식료품점이나 주유소에 가서 앞으로도 계속 이런 높은 가격을 봐야하는 것이냐’ ‘핵심 법안이 의회에 계속 막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초반부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대해 상당 부분 할애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 나라에 많은 좌절과 피로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배우고 적응하고 있고, 전염병을 넘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팬데믹에도) 미국의 95% 이상의 학교가 여전히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경제 봉쇄로 돌아가거나 학교 대면 수업을 화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도구가 있다. 백신이다”라며 “부스터샷, 마스크, 바이러스 테스터기 등은 생명을 구하고 기업과 학교를 계속 운영하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예방접종이 효과가 있다”며 “예방접종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그러니 꼭 예방 접종을 하라”고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수를 늘리고 있다. 우리가 좀 더 일찍 더 많은 검사를 위한 (준비를) 했어야 했나? 그건 사실이다”라고 했다. 오미크론이 미 전역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미국 내 코로나 테스터기가 부족한 상황에 대해 정부 대처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지금 더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1년 전 미국 가정에서의 테스터기가 전무했던 것을 생각해보라. 이번 달 미국 시장에서 3억 7500만 개의 테스터기가 풀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가격 상승을) 통제해야 한다”며 “물가 안정은 연준(Fed)의 책임”이라고 했다. “높은 물가가 고착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일은 완전 고용과 안정적 물가라는 이중 권한을 가진 Fed가 할 일이고, Fed를 존중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에 대해선 “(러시아가) 침공을 강행하면 ‘재앙’(disaster)을 겪을 것”이라며 “심각한 경제적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의 은행이 ‘달러’를 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러시아를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SWIFT 통신망은 각국 금융기관이 8자리 또는 11자리의 코드를 이용해 국제금융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 세계 주요 은행과 금융회사 1만1000여 곳이 이용 중이다. 이 시스템 접속이 차단되면 국제금융거래망에서 사실상 퇴출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재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취지로도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업무에 만족하고 있느냐, 2024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될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그렇다”라고 했다. 그는 “나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권 확대 법안 추진 임무를 위임했다. 나는 그녀가 일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핵심 어젠다인 복지 법안이 의회에 막혀 있는 상황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은 채 “여러분은 어떤 한 사람이 한 정당 전체를 위협하고, (공화당) 의원들은 (11월 중간선거) 경선에서 패배할 것을 우려해 그의 생각과 배치되는 표를 던지려 하지 않는 상황을 본 적이 있느냐”라고 했다. 트럼프가 퇴임 이후에도 장외에서 자신의 의견과 달리하는 온건파 의원들에 대해 ‘라이노’(RINO·Republican In Name Only·허울만 공화당원)이라며 공격하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