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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증권사 어디?"…114조 몰린 LG엔솔, 눈치싸움 실패 '빈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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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정혜윤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고객들이 청약신청을 하고 있다. 2022.1.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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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국내 IPO(기업공개)의 새 역사를 썼다. 청약 증거금으로 114조원이 몰렸고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도 440만명에 달했다.

19일 대표 주관사 KB증권 등에 따르면 국내 7개 증권사에 모인 청약 증거금은 총 114조1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32조원에 이어 약 82조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국내 IPO 역사상 청약 증거금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SKIET(80조원)이 가장 많았다.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에는 카카오뱅크(58조원)이 가장 많았다.

가장 많은 물량을 보유한 KB증권에는 50조원 이상이 몰렸다. 이어 △대신증권(24조6456억원) △신한금융투자(24조3548억원) △미래에셋증권(7조2415억원) △하나금융투자(2조5272억원) △신영증권(2조2654억원) △하이투자증권(2조2648억원) 순이었다.

최종 청약 건수는 442만4470건이었다.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100% 균등 청약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카카오페이(182만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69.34대 1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추첨 결과에 따라 1~2주의 공모주를 받게 될 전망이다. 균등 배정 물량은 대신증권에서 1인당 1.75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하이투자증권(1.68주) △신영증권(1.58주) △신한금융투자(1.38주) △KB증권(1.18주) △하나금융투자(1.12주) △미래에셋증권(0.27주) 순이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추첨 결과에 따라 10명 중 7명은 한 주도 받지 못한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에서는 투자자들 사이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주라도 더 많이 받기 위해 어떤 증권사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두고 실시간 정보 공유가 이뤄졌다.

30대 투자자 이모씨는 "오늘 실시간 경쟁률을 중간중간 챙겨보면서 마감 직전에 증권사를 결정하려고 한다"며 "주변에서 다들 청약에 참여한다고 해서 혹시 1주도 못 받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참여한 230만건을 포함해 최종 청약 건수는 442만건에 달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국민 100명 중 약 8~9명이 청약에 참여한 셈이다. 일부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접속 장애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약 열기는 오프라인에서도 뜨거웠다. 청약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주요 증권사 상담 창구에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에 한계가 있어 외부에도 대기를 위한 의자가 추가로 놓였다.

직접 방문뿐 아니라 전화를 통한 문의도 크게 늘었다. 이번 청약의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의 고객센터에는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은 전화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KB증권 관계자는 "청약 첫날인 어제 번호표가 200번까지 나왔는데 그동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온 것은 처음 봤다"며 "오늘도 청약 시작 전부터 15~20명 정도가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번에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이 확고하고, 상장 이후 주가 상승 기대감도 크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LG엔솔은 오는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현재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3위 수준이다. 만약 주가가 32%가량 오를 경우 SK하이닉스(92조4563억원·19일 종가 기준)를 제치고 시총 2위에 오른다.

한편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 청약에서 약 35만건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는 총 배정물량의 4.06%에 해당하는 수치로, 경쟁률은 0.95대 1을 기록했다.

우리사주는 상장 이후 1년간 보호예수가 설정되고, 일반 공모주 청약과 달리 증거금 비율이 100%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권주 전량은 KB증권을 비롯한 각 청약 증권사에 인수 비율대로 배분됐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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