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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집값 낮추고 품격은 높이고… 다양한 공공주택으로 주거복지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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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공사, 서민 내집마련 기회 확대

‘누구나 집’ 남구 750세대 추진

집값 10%로 10년 거주 뒤 분양

첫 84㎡ 도입 ‘광주형 평생주택’

상무지구 460세대 2025년 입주

첫 특별건축구역 지정 사업 추진

2030년까지 1만8000세대 공급

노후 3500세대 그린 리모델링도

세계일보

광주도시공사 임직원은 지난해 신비전 선포식을 갖고 스마트 도시 건설을 다짐했다. 광주도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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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주택 보급률은 107%다. 하지만 자신의 집이 없는 사람들이 10명 중 4명꼴이어서 여전히 주택이 부족한 편이다.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이들은 전세나 월세 등 임차로 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주택과 임차료가 크게 올라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집 없는 설움’은 더 커지고 있다.

광주도시공사가 이 같은 무주택 서민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누구나집’과 ‘광주형 평생주택’ 사업이 그 대안이다. 품격 있는 공공주택을 저렴하고 장기간 임대 형식으로 보급하는 프로젝트다. 평형이 작고 불편한 데다 저소득층이 산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민간 아파트에 뒤지지 않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전략이다. 이런 방식으로 2030년까지 공공임대주택 1만8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10년간 임대, 그 가격으로 분양 ‘누구나집’

광주도공이 추진하는 ‘누구나집’ 사업은 주택 소외계층이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구 에너지 밸리에 누구나집 750가구를 마련해 청년,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공급한다.

누구나집 사업은 집값의 10%만 내고 입주해 시세 85∼95%의 임차료로 10년간 산 뒤 분양으로 전환받는 방식이다. 입주 시점에 분양가를 결정해 분쟁을 막고 확정 분양가 이상 시세 차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을 사업자가 아닌 임차인이 갖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면 시세 5억원 상당 34평(112.4㎡) 아파트라면 5000만원을 내고 먼저 입주하고 2025년 예정인 입주자 모집 때 미리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한 분양가에 계약해 2035년 해당 가격에 분양받게 된다.

우선 공급 대상은 청년, 신혼부부, 자녀가 있거나 부모를 모시는 무주택자 등이다. 누구나집은 수도권에서도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화성능동A1(899가구)과 인천 검단AA31(766가구) 등 6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분양 전환 가격은 사업 공모 시점의 감정가에 사업 착수 시점부터 분양 시점까지 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 1.5%를 적용한 주택가격이다. 광주도시공사가 누구나집 카드를 꺼낸 든 데는 집값 폭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누구나집은 공급을 확대하는 정부의 주택 정책과 비슷하다. 폭등하는 집값에 내집 마련이 어려운 청년·신혼부부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집 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간업체가 공공택지를 싸게 사들여 민간영역에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택지 확보가 중요한 민간업체로서는 시름을 덜고 비즈니스 성과도 거둘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혁신모델 ‘광주형 평생주택’

광주도공의 서민 주택 보급의 한 축은 ‘광주형 평생주택’이다. 지난해부터 협업팀을 운영해 광주형 평생주택의 기본계획을 세웠다. 광주도시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그 결과 광주형 평생주택의 시범지구로 주거 입지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상무지구가 결정됐다. 상무소각장 인근 나대지에 2025년 입주를 목표로 460가구를 짓는다. 사업비는 1371억원으로 393억원은 국비 지원을 받는다. 또 주택도시기금 402억원이 투입된다. 입주 대상은 청년과 신혼부부, 아이가 있는 중산층 이하 무주택 가구로 제한했다.

광주형 평생주택은 공공임대주택의 혁신모델이다. 공공임대주택으로는 전국 최초로 중형 평형(84㎡)을 도입하고 다양한 평형(34㎡, 59㎡, 84㎡) 가구를 같은 층에 인접하도록 배치했다. 기존 아파트와 달리 1층에는 입주가구와 담장을 없애고 부대복리시설과 조경, 마당 위주 등으로 설계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마을공동체 문화 형성과 공공임대주택의 전형을 깨고 변화감 있는 설계로 장기 공공임대주택이 낙후된 아파트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최초의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한다. 특별건축구역은 건축법 또는 관계법령에 따라 일부 규정을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 또는 통합해 적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지정하는 구역을 뜻한다.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물의 건축을 통해 도시경관 창출, 건설기술 수준 향상 및 건축 관련 제도 개선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시는 올해부터 광주형 평생주택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1단계로 기반시설이 완료되면 우수한 정주여건이 조성될 첨단3지구에 2300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입주할 수 있도록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현재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산정지구와 KTX 선도지구 등 입지여건이 우수한 곳에 공급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2030년까지 1만8000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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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공사는 지난 달 수요자의 눈높이 맞춘 빛여울채 그린모델 입주식을 가졌다. 광주도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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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령자·다가구 맞춤형 ‘그린 리모델링’

광주도공은 주거 취약계층이 사는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사업은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일자리 창출, 에너지 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산빛여울채의 경우 청년가구 입주를 위해 싱크대 교체와 화장실 보수, 창호 교체 등 보수공사를 추진했다.

우산빛여울채의 가구통합 리모델링도 관심을 받았다. 주택 노후화와 주민 고령화, 빈집 증가에 대비해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리모델링을 한 선도사업이다. 연접된 2가구 사이의 비내력을 철거해 24㎡를 48㎡의 넓은 평형으로 확장했다. 가구원 수가 3명인 다가구 가구에 공급했다. 금호빛여울채 10가구는 고령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2014∼2016년 그린 리모델링 공사를 한 3469건을 조사한 결과 주거 건물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건물 6%, 민간 건물 9%, 공동주택 19%, 단독주택 17%, 근린주택 21%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광주도공은 2023년까지 3년간 영구임대주택 3개 단지 3500가구를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비 912억원을 들여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주거 개선과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게 된다.

광주도공은 주거 문제 상담과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종합주거복지센터 문을 열었다. 문완규 광주도공 주거재생처장은 “주거복지센터가 주거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공공과 민간 자원의 연계를 통해 시민들의 주거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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