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세차례 제안” 김문기 생전 편지 공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유족이 공개한 고 김문기 처장의 자필 편지와 징계의결요구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경 조사를 받은 후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생전 편지가 공개됐다. 경찰이 확보했던 것을 유족 측이 돌려받은 후 공개한 것으로 노트 2장 분량이다.

김 처장은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이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대장동 관련 사업에 대해 일선 부서장으로서 일에 최선을 다했는데도 금번과 같은 일들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지난 10월 6~7일 양일간 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10월 13일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며 “그러나 회사의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지원해 주는 동료들이 없다”고 했다.

김 처장은 “저는 너무나 억울하다”며 “회사에서 정해준 기준을 넘어 초과이익 (환수 조항) 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고,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원서 기준과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결정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그 결정 기준대로 지난 3월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마치 제가 지시를 받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고 검찰 조사도 그렇게 되어가는 느낌이다”고 했다.

김 처장은 또 “저는 대장동 일을 하면서 유동규 BBJ(본부장)이나 정민용 팀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며 “그들(민간사업자)로부터 뇌물이나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유동규 기획본부장(구속기소)은 2015년 3월부터 사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었고, 정민용 변호사(불구속기소)는 당시 기획본부 산하의 전략사업팀 소속이었다. 김 처장은 지난해 9월 공사로 찾아온 정민용 전 투자사업팀장에게 민간사업자 채점 서류를 공개한 혐의로 중징계 처분을 받았고, 지난달 21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배재성·최모란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