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호랑이 V12 사냥 선봉장은 나야 나 ‘범’

KIA챔피언스필드에 뜬 나성범

[경향신문]

KIA 나성범이 1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입단식을 마친 뒤 그라운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등번호 47번 유니폼 입고 입단식
행사 참석한 장현식·황대인과
‘손가락 세리머니’ 우승의지 표현
“6년 동안 꾸준한 선수 되고파”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33·KIA)이 이제는 자신의 홈구장이 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떴다.

나성범은 19일 광주구장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데뷔 후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나성범은 지난해 12월23일 KIA와 계약기간 6년에 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 등 총액 15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FA 계약을 했다. 이날 입단식은 나성범이 KIA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가진 공식 행사였다.

장정석 KIA 단장이 나성범에게 등번호 4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히고 모자를 씌웠고, 김종국 KIA 감독은 그에게 꽃다발을 내민 뒤 “잘 부탁한다”면서 웃었다. 나성범은 “살면서 최고로 가장 많이 긴장했다”며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 앞에 섰다.

처음 해보는 입단식은 어색했지만 나성범에게 광주구장은 낯선 곳이 아니다. 광주 대성초-진흥중-진흥고를 졸업한 나성범은 연세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광주에서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대학 졸업 후 2012년 NC의 지명을 받아 창원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나성범은 우연찮게 다시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나성범 'V12을 향하여'. 연합뉴스

어릴 적 나성범은 KIA의 옛 홈구장인 무등야구장을 부모님과 종종 찾아 야구 경기를 보곤 했다. 진흥중 시절에는 광주구장에서 볼보이, 배트보이를 한 경험도 있다. 나성범은 “그때 이용규(키움) 선수가 있었다. 용규 형에게 ‘좋아하는 선수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배팅 장갑을 받은 기억이 있다. 아마 용규 형은 기억 못하실 텐데 이 자리를 빌려 ‘그때 잘 썼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프로에 데뷔해 NC에서 뛰었을 때에도 광주구장과 인연이 많았다. 2014년 4월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개장 후 제1호 홈런을 때렸다. 지난 시즌에는 우측 담장에 전시된 승용차에 홈런 타구를 맞춰 자동차를 받아가기도 했다.

KIA는 이런 나성범의 장타가 필요했다. KIA는 지난 시즌 66개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10개 구단 평균인 116개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성범은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던 2019시즌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최근 2시즌 연속 30홈런을 넘겼다. 광주에서의 통산 성적도 타율 0.313, 12홈런, 47타점, 장타율 0.558 등으로 좋았다. 나성범은 “최대한 노력해서 많은 차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높게 책정된 몸값만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는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성범은 입단식에 참여한 장현식, 황대인과 함께 ‘V12’를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KIA의 일원으로 우승의 꿈을 꼭 같이 이루고 싶다. 김종국 감독님과 장정석 단장님이 같이 계실 때 이루고 싶다. 나를 믿고 뽑아준 만큼 보답하고 싶다”면서 “6년은 긴 시간이지만 몸 관리 잘해서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나성범은 “3할에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하지만 그 수치는 정말 힘든 부분이다. 매 시즌 숫자보다는 경기에 나가는 것에 감사함을 가지고 뛰고 있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로 안 다치고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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