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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fn스트리트] 사우디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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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회담을 갖고 원전 건설과 수소경제 협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청와대 제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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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전대국을 꿈꾸고 있다. 이미 1400㎿급 초대형 원전 2기 건설계획을 확정했다. 2018년 한국전력도 미국·프랑스·중국·러시아 원전기업들과 함께 예비사업자 중 하나로 선정됐다. 오는 2040년까지 총 16기를 더 지으려 한다니, 국제 수주전은 더 뜨거워질 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18일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한국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원전 세일즈에 힘을 보탰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석유와 이를 통해 생산한 전기를 국민들에게 거저나 다름없는 싼값으로 공급 중이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시대가 영원할 순 없다는 점에서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태양광·풍력에 올인하지 않고 원전을 주력 발전원으로 삼아 에너지믹스 전략을 짠 게 이채롭다.

재생에너지원은 전력생산이 기상조건에 좌우되는 간헐성이 1차적 한계다. 우리나라의 경우 1년 새(2020년 11월~2021년 11월) 태양광·풍력 생산설비를 20% 늘렸지만,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대 그대로였다. 날씨가 안 받쳐줘 공치는 날이 부지기수였던 탓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연중 햇빛이 내리쬔다. 국토 면적이 협소한 한국처럼 산을 깎지 않아도 될 만큼 태양광 패널을 깔 광활한 사막도 있다.

물론 한때 사우디도 태양광에 오일머니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애써 깔아놓은 태양광 패널들이 모래폭풍으로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였다. 값비싼 태양광 수입부품들이 사막의 열기에 망가지는 사례도 적잖았다.

그래서 사우디도 원전을 핵심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고 재생에너지를 병행하는 전략을 세웠을 듯싶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명분과 안정적 전력생산이란 실리를 함께 좇는 전략이다. 탈원전과 탄소중립을 조합한, 문재인정부의 에너지믹스 전략이 비현실적으로 비치는 이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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