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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여권 “건진법사 딸-김건희, 전부터 아는 사이”…야당 ‘이재명 녹취록’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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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윤핵관 핵심이 바로 김건희”

양당 네거티브 공방 격화…법적 대응도


한겨레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아무개씨의 딸 전씨(왼쪽에서 둘째) 사진. 사진을 찍은 장소는 김건희씨의 회사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사진전 ‘점핑 위드 러브’의 부대행사 무대라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의겸 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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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1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건희씨의 ‘무속인 친분’을 집중 거론하며 ‘김건희 리스크’ 키우기에 주력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 녹취록’을 추가 공개하며 맞불을 놓는 등 양당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광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김건희씨를 겨냥해 “야당 인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2의 이멜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멜다는 1986년 시민혁명 ‘피플파워’로 축출된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부인이다. 송 대표는 “캠프를 실제 장악하는 윤핵관 핵심이 바로 김건희”라며 “주술과 마법 같은 데 의존하는 이런 나라가 되어서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라스푸틴이라는 괴상스러운 요승에게 휘둘려서 러시아 제국이 멸망했던 것처럼 나라가 크게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결정한 열린민주당의 김의겸 의원은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아무개씨의 딸이 친구 3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건진법사 전씨의 딸이 2013년 김씨가 운영하는 회사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사진전에서 촬영 스태프로 일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건진법사의 딸 전씨의) 페이스북을 보면 일광사, 코바나컨텐츠와 친구 맺기가 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여러 정황들을 봤을 때 건진(법사)과 김건희씨 관계는 상당히 오래됐다. 그 인연을 계기로 (건진법사가) 캠프에 가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가 하면, 윤 후보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이야기를 할 정도의 친숙한 관계로 발전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김씨의 재산 증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 티에프(TF)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김씨가 2018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1990년대 후반 아이티(IT) 붐이 일었을 때 주식으로 번 돈을 밑천으로 사업체를 운영해 재산을 불렸다’고 밝힌 바 있지만, 김씨가 작성한 이력서 등을 종합하면 (이 시기) 대부분 학생 신분이었고 경제활동은 초등학교에서 실기강사를 한 것이 전부”라며 “김씨가 어디서 마련한 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해 사업체 밑천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티에프는 “재산 증식 과정에서 불법 증여가 있었는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으로 차익을 실현한 것은 아닌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며 김씨를 압박했다. 2021년 김씨가 신고한 재산은 69억2000만원이다.

한겨레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19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 김 의원은 사진과 함께 “점핑위드러브 전시회 부대행사 현장을 점검하는 건진법사 딸(노란재킷)”이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법적 대응을 벼르며 반격에 나섰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씨가 윤 후보와 건진법사의 연결고리였다’는 김의겸 의원의 추가 의혹 제기에 대해 “전씨(건진도사)의 딸과 친구들은 사진학과 학생들로서 유명 전시회에 자원봉사를 요청하여 며칠 일한 것이 전부”라며 “새빨간 거짓말”을 한 김 의원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의 재산 증식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이 대변인은 “김건희 대표는 윤 후보와 결혼 후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인사 검증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이재명 후보와 배우자의 재산관계와 예금거래를 먼저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여권의 계속되는 ‘무속인 공격’에 맞서 전날에 이어 ‘이재명 욕설 녹취록’으로 되받아쳤다.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 장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와 형수의 통화 녹취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이 후보가 형수를 향해 욕설을 하자, 부인 김혜경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웃음소리를 내는 음성이 담겼다. 원일희 선대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이재명 후보 녹취에 대한 적확한 표현은 더 이상 ‘이재명 욕설’이 아니다. 이 정도면 ‘언어 성폭력’ 표현이 맞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장 변호사는 “(공개할 녹취 파일이) 더 있다. 일일이 전문가를 통해 상대방의 목소리를 알아듣기 좋게 보정하고 있다”며 추가 공개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녹취록 공개와 관련 이재명 후보는 전날에 이어 “한 개인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그는 이날 오후 영등포구의 한 경로당에서 열린 ‘어르신과의 대화’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분(형님)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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