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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축구로 이름 알린 작은 섬나라 코모로…가나 무너뜨린 아프리카 마이너리티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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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한데 모여 방방 뛰고, 물병을 마치 악기처럼 두드리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코모로 대표팀의 라커룸 모습입니다. 흥겨운 분위기에서 느껴지듯, 코모로는 이번 대회 첫 승을 거뒀습니다. 전통의 강호이자 네이션스컵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한 가나를 3대 2로 꺾었습니다. 네이션스컵 본선에 오른 것도 처음입니다. 코모로의 조별리그 성적은 1승 2패로 조 3위. 다른 조까지 경기가 다 끝나면 각 조 3위 성적을 비교해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를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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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를 꺾은 뒤 라커룸에서 기뻐하는 코모로 대표팀. 출처=코모로축구협회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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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로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골문을 열었습니다. 3차전 만에 터뜨린 대회 첫 골이기도 합니다. 전반 25분엔 골키퍼와 충돌한 가나 선수가 레드카드를 받아 수적 우위도 가져갔습니다. 교체 투입된 아하마다 골키퍼는 소속팀조차 없습니다. 기세를 올린 코모로는 후반 16분 두 번째 골까지 터뜨리고 단체 댄스 세리머니도 펼쳤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가나는 반격에 나섰습니다. 3분 만에 코너킥 기회를 살려 추격골을 넣었고, 후반 32분 다시 한번 코너킥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코모로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종료 5분을 앞두고 두 번째 넣었던 모니가 또 한 번 골을 넣어 극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1무 2패, C조 꼴찌가 된 가나는 16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란 굴욕도 떠안았습니다.

인구는 약 87만 명,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코모로는 축구 세계에서도 변방 중의 변방입니다. 1979년에야 프랑스로부터 독립했고, 국제축구연맹(FIFA)엔 2005년에 가입했습니다. 코모로 혈통을 가진 프랑스 지역 출신 선수들과 본토 선수들이 함께 뛰고 있습니다. FIFA 랭킹은 132위로 가나보다 80계단 아래입니다. 월드컵은 물론 네이션스컵 본선에도 한 번도 오른 적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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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코모로 축구대표팀 / 아래='실러캔스' 물고기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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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로 대표팀의 별명은 '실러캔스(Coelacanth)' 입니다. 심해에 사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물고기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아주 오래전 공룡과 함께 멸종한 거로 알려졌다가 1938년 코모로 인근 바다에서 존재가 확인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어류입니다. 코모로가 기적같이 본선에 오른 뒤 "코모로에도 축구 대표팀이 있었냐"는 반응이 나왔었는데, 본 대회에서 강팀을 상대로 첫 승까지 거두면서 낯선 별명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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