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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지원금 축소 개편안에 전기차 시장 '술렁'…가격산정 눈치 싸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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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모델은 지원금 아예 못 받을 수도…신차 가격에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을 늘리되 1대당 지급하는 액수와 상한선은 낮추는 개편안을 19일 행정예고 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개편안이 확정돼 시행될 경우 1대당 받는 보조금 액수가 대폭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새 전기차 출시를 앞둔 업체들은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 적정 가격 산정 문제를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도 벌일 전망이다.

연합뉴스

테슬라 전기차 모델3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기획재정부는 이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2배 확대를 골자로 하는 '2022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을 행정 예고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차 확대 보급 추세에 따라 전체 보조금 지원 대수는 작년 10만1천대에서 올해 20만7천500대로 늘어나지만 1대당 국고보조금 최대치는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국고보조금에 연동돼 계산되는 지방보조금도 기존 400만∼500만원에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구간별 보조금 지원 상한액도 준다.

보조금을 100% 지원받을 수 있는 차량의 가격 기준이 작년 6천만원 미만에서 올해는 5천500만원 미만으로 내려온다.

또 보조금 50% 지원 대상도 6천만∼9천만원에서 5천500만∼8천500만원으로 낮아진다. 8천500만원 이상은 지원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

이 같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모델별 기본가격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과 지원액은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일부 모델은 작년에는 50%까지 보조금을 지급받았지만 올해는 받지 못할 수 있다.

보조금 지급이 결정되는 모델별 기본가격은 주행거리와 전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증 사양별 기준으로 결정된다.

먼저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모든 사양이 100%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다만 지난해 10월 출시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은 이륜구동 기준 가격이 5천990만원이어서 지원이 100%에서 50%로 깎여 보조금을 절반만 받을 수 있다.

한국GM이 올해 출시 예정인 신형 볼트 EV와 볼트 EUV도 가격이 4천만원 중반을 넘지 않아 100% 지원이 예상된다.

대부분 고가인 수입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메르세데스-벤츠 EQ 시리즈 등 국내에서 출고되는 대부분 전기차의 보조금이 깎일 전망이다.

벤츠 EQA SUV는 지난해 770만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올해엔 3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최근 가격을 올린 테슬라는 보조금이 깎이거나 못 받는 경우가 속출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모델 Y 퍼포먼스 모델로 가격이 8천599만원이라 지난해에는 50% 지급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아예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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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순수 전기차' 폴스타2 국내 출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다양한 전기차가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편안은 출시를 앞둔 여러 모델의 가격 산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스웨덴 전기차업체 폴스타가 내놓은 '폴스타2'다.

지난 18일부터 사전예약을 받은 폴스타2는 롱레인지 싱글모터 기본 가격이 5천490만원으로 산정돼 개편안이 시행돼도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미국보다 최대 100만원, 옵션은 다른 국가보다 최대 250만원 낮게 책정됐는데 이는 새로 바뀌는 보조금 정책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도 앞서 지난해 2월 모델3와 모델Y 등 일부 모델의 가격을 5천999만원에 내놓았다. 판매가격을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기준(작년 6천만원)보다 살짝 낮게 책정한 것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6과 니로EV의 가격도 개편안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첫 번째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선보일 쌍용자동차도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맞춰 출시 시기와 가격을 조율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해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선택폭이 커졌지만, 보조금 규모가 줄어 아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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