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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핵관' 터뜨린 정청래, 문파와 싸우는 현근택…與 '내부총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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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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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49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내홍 조짐이 일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 분열의 키워드였던 ‘핵관’(핵심 관계자) 논란을 민주당에 소환했고, 현근택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인 ‘문파’(文派)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30%대 박스권 지지율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 후보 측에선 “이 시국에 내부총질을 하느냐”(선대위 관계자)는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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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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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이핵관이 탈당 권유”…李 측 “술 먹고 썼나” 불쾌



지난해 10월 해인사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항의를 받는 정 의원은 18일 늦은 저녁 페이스북에 “이핵관이 찾아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라는 글이 이어졌다. ‘이핵관’은 이 후보의 핵심 관계자를 뜻하는데, 누구인지 특정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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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정 의원은 이어 “저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될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며 “내 사전엔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썼다. 그러면서 “여러 달 동안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며 “인생사 참 힘들다. 이러다 또 잘리겠다”라고 적었다.

탈당 여부에 대해선 “당이 저를 버려도 저는 당을 버리지 않는다”, “저는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지자들은 해당 게시글에 “당 대표하실 분이 탈당하면 안 되죠”라는 응원과 “이핵관이 누구냐”는 성토 댓글을 달았다.

정 의원의 글이 알려지자 선대위에선 강한 불쾌감이 터져 나왔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정 의원이 촉발한 불교와의 갈등 때문에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수습에 애를 먹고 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정 의원보다 먼저 나서 불교계에 대리 사과를 했고, 기독교도인 김씨는 몇 달째 전국 사찰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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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을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이 후보는 “우리 식구들 중 하나(정청래 의원)가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 심의를 끼쳐드렸다. (송영길) 대표도 사과의 말을 드리긴 했는데 저도 대표할 자격이있다면 대신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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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야당을 분열로 몰았던 ‘핵관’ 표현을 쓴 데 대해 “대선 승리를 위한다면,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선대위 관계자)고 했다. 또 다른 이 후보 측근도 “정 의원이 선을 넘었다”며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과 가까운 선대위 소속 수도권 의원도 “정 의원이 술을 먹고 쓴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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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0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오른쪽)가 울산 울주 정토마을 수련원을 방문해 법륜스님(가운데)과 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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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와 화해하기 위해 108배까지 올렸던 당 지도부 입장도 곤혹스러운 반응이다. 송영길 대표의 측근 의원은 “정 의원을 출당시키지는 않겠다는 방침은 변함없다”면서도 “두 달 동안 우리가 불심을 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는데, 불교계가 (정 의원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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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만나기 앞서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인사들은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사과하며 108배를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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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21일 열리는 전국승려대회에 직접 참석해 사과 메시지를 다시 낼 예정이다.



이 와중에 문파와 싸우는 대변인…文이 “감사” 표했던 인물도 저격



정 의원 논란과 별개로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최근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문파와 싸우고 있다. 현 대변인은 18일 페이스북에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인)열린공감TV가 이른바 '딥 페이크'란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이용해 이 후보가 욕설을 내뱉는 (가공의)장면을 설 연휴 전 배포할 계획임을 포착했다”며 "소위 '문파'로 불리기도 하며 똥파리로 비하 받고 있는 일부 세력에 의해 자행될 것이라고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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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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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변인은 또 친문(親文)계에서 유명한 트위터리안 ‘더레프트’(@1theleft)와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님, 문파는 이런 영부인을 원했네”라고 쓰인 포스터를 올리며 “더레프트가 제작했다”고 쓴 게 계기가 됐다. 즉시 더레프트는 트위터에 “(저와) 무관한 이미지를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반박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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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리안 더레프트가 18일 올린 게시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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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프트는 19일엔 “윤석열 찍으면 현근택 너 때문인 줄 알아라!”라고 쓰인 이미지를 제작해 배포에 나섰다. 이 글은 14시간 만에 리트윗이 1000회를 넘었다. 2010년부터 온라인에서 활동한 더레프트는 정치권 선전 포스터 쪽에서 유명한 인사다. 2017년 대선 땐 “파란을 이어가자”라는 문구의 포스터를 만들어 널리 확산시켰고,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트위터에 “더레프트님 감사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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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 때인 2017년 4월 23일 올린 게시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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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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