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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찰 수사·이재명의 비판·내부 불만 고조···수렁에 빠진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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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 지속
김범수 의장은 탈세 혐의로 수사 대상
우리사주·스톡옵션 직원들 민심 ‘흉흉’


경향신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석에 앉아 얼굴을 만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카카오가 위기에 빠졌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이 길어지자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비판 여론이 거세다. 설상가상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탈세 혐의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카카오 계열사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그에 따라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의 내부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시작은 차기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한 달 만인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9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긴 일명 ‘먹튀’ 사건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0일 류 대표가 카카오 대표 내정자 자리를 내놓았다. 여기에 카카오는 지난 13일 ‘상장 후 최고경영자는 2년, 다른 임원은 1년’으로 주식 매각 금지 기간도 설정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일 페이스북에 ‘카카오페이 먹튀 철저히 조사하고 예방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경영진이 주주보호보다 매각차익 극대화만 골몰한 도덕적 해이”라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신규 상장기업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기간 제한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지난 14일 블로그에 “(카카오 재발방지책의) 의무보유 기간이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톡옵션은 임원과 일반주주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임원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카카오는 왜 임원이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정한 대책이 되려면 경영진이 더 오래 주식을 갖게 하고, 팔더라도 조금씩 나눠 팔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범수 의장은 이와 별개의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과정에서 8000억원대 탈세를 했다는 혐의로 김 의장과 김 의장 소유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고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18일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경영진 리스크에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서 카카오 상장 계열사 주가는 19일에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카카오는 이날 장 초반에 9만원선이 무너져 8만원대로 거래되다 오후 3시 이후 회복해 9만400원(전날 종가 대비 -1.74%)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4.48%)와 카카오뱅크(-3.46%), 카카오게임즈(-1.31%)도 하락했다.

주가 하락은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의 민심도 이탈하게 만들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지난해 상장 전 ‘억대’ 규모로 우리사주를 샀다. 최근 주가가 당시 구입가격 가까이 내려왔지만 직원들은 보호예수 기간이라 팔지 못하고 주가 하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사주를 사느라 빚을 낸 직원들은 이자까지 부담하면서 불안해 하고 있다. 카카오도 주가가 지난해 5월 전체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가(11만4040원)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민심이 흉흉하다.

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경영진들이 논란의 중심에 선 터라 해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해결책 마련을 위해 외부 인사를 포함한 ‘신뢰회복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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