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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승만 해달라”는 팬들 기대에 보답…17연패 끊은 페퍼저축은행 이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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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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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안방에서 승리를 거뒀다는게 정말 기쁘다.”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주장 이한비(26)는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안방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3-0(25-18, 25-22, 25-21)으로 꺾은 뒤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17연패 늪에서 벗어난 것보다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안방에서 승리를 거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 것이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 올 시즌 23경기 중 단 1경기만 이겼고, 온전한 승점 3을 얻은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의 득점은 ‘주포’ 엘리자벳(23득점)과 박경현(11득점) 콤비가 이끌었지만, 팀이 안방에서 첫 완승을 거두는 데는 이한비의 숨은 맹활약이 있었다. 엘리자벳과 박경현이 공격에 나설 땐 철저히 도왔고, 자신에게 온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이한비는 이날 공격성공률은 23%로 낮았지만, 각 세트의 고비 순간마다 상대 추격을 끊는 브레이크 포인트를 여러 번 성공하며 8득점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특히 3세트 막판에는 팀의 첫 안방 승리를 확정짓는 스파이크를 코트에 내리꽂기도 했다. 1승만을 바라던 1499명의 안방 팬들의 염원을 보답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1승이라도 좋다. 연패라도 좋다. 신나게만 해달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기도 했다. 이한비는 “3세트에서 24-21 앞선 상황이었지만 긴장이 됐다”며 “여기서 실점하면 흐름이 상대팀으로 넘어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픈 공격을 과감히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한비는 득점 이후 동료들이 자신에게 뛰어오는 걸 보고서야 ‘이겼다’라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또 이날 배구계 팬들의 관심이 쏠렸던 ‘할바리니(할아버지+라바리니)’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과 ‘버럭호철’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의 맞대결에서도 김형실 감독이 먼저 웃었다. 김호철 감독의 대신고, 한양대 선배인 김형실 감독은 “20패 할 때까지 팬들이 관대하게 기다려주셨다”며 “앞으로 좀 더 매진해서 목표한 5승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열심히 해보겠다. 자신감을 가졌으니 부상을 최소화하면서 승부 근성을 극대화해 5라운드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로 4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친 페퍼저축은행은 올스타 휴식기를 포함해 30일까지 경기 일정이 없는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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