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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따상상도 좋지만…" LG엔솔 직원들, 우리사주 35만주 포기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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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고객들이 청약신청을 하고 있다. 2022.1.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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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청약광풍을 몰고 온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우리사주 청약이 일부 미달을 기록했다. 청약률 자체는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밖에선 '없어서 못 사는' 주식이라 이목이 집중된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데다 1년 의무보유 부담 등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18일 진행한 LG엔솔 우리사주조합 대상 청약에서 34만5482주의 잔여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배정물량은 850만주. 최종 경쟁률은 0.95대 1로 역대 가장 높은 우리사주조합 청약율을 기록했다.

LG엔솔은 2022년 최대어를 넘어 역대 증시 최대 흥행 신기록을 세울 기세다. 청약 첫날에만 32조6467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기존 역대 첫날 최대인 SKIET(22조1594억원)보다 많다. 이틀 합쳐 최종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부의 뜨거운 청약열기와 대비되는 35만여주의 우리사주 실권이 눈길을 끈다. 속칭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 시초가에 첫날 상한가)을 넘어 '따상상'(하루 추가 상한가)이 구현될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따상만 돼도 주당 48만원 차익이다. 앞선 최대어 중 하나인 SK바이오팜은 따상상상을 기록했었다.

LG엔솔 직원들은 근무연차에 따라 1인당 1억원 후반에서 많게는 4억원어치까지 주식을 배정받았다. LG엔솔 관계자는 "우리사주를 신청하는데 당장 수억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96%선의 청약율은 대단한 수준"이라며 "신입사원들의 경우 목돈을 당장 우리사주에 투자하는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LG엔솔 실권의 배경에는 높아진 금융권의 대출문턱도 일조를 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간 상황에서 각종 대출 제한이 확대되고 있다. 대출금리도 상승하는 추세다. 회사에서 3%대 금융상품을 소개해 주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부담은 부담이다.

다른 LG계열사 관계자는 "일단 대출을 땡기기(받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저 정도 우리사주 청약율은 대단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다만 저연차 직원들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이 작용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사주를 현금화하는데 1년의 보호예수기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사업이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1년은 긴 시간이다. 따상상을 가도 바로 팔 수가 없다. 상장 직후부터 차익 실현이 가능한 일반주주들과는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는 셈이다. 가상화폐 등 투자수단이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목돈을 묶어놓는 판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른 관계자는 "보호예수 기간 이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직원들 모두가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가상화폐나 주식투자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보호예수에 걸려 1년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코인하겠다'는 직원들도 있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LG 계열사 관계자는 "LG엔솔의 배터리 사업은 기술 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인데다 이미 수주물량이 260조원대에 달하는 우량 사업"이라며 "실권이 발생한건 의외지만 그래도 저정도 청약률이라면 대부분 직원들이 주가 우상향을 예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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