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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메타버스·NFT 개발자난에, 기업 인재 쟁탈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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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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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전 페이스북)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증강현실(AR) 개발 인력들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 1년간 MS에서 메타로 이직한 AR 개발·엔지니어들은 약 40명.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기존 연봉의 두 배 인상 등의 파격적인 채용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애플의 인력까지도 눈독 들여 지난해 말까지 몇달 간 100여명의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했다. 이에 애플은 일부 직원들에 대해 자사주 인센티브를 최대 규모로 지급하면서 인재 유출 방어전을 폈지만 이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핵심 개발자나 엔지니어를 유치하기 위한 기업들의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개발 인력 공급은 부족한데 IT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해서다. 개발자 수가 워낙 부족한 탓에 국내에선 개발자를 '모셔간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유통·게임·교육 등 전 산업군을 아울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중요해진 것이 영향이 크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역시 앱 시장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최근엔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신규 먹거리로 부상해 개발자 난을 더욱 심화시켰다.

주요 IT기업들이 모여있는 경기 판교에서는 회사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은밀하게 스카우트 제의가 이뤄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어제까지 3층에서 근무한 개발자가 이틀 뒤 10층으로 자리를 옮겨 일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소송시 직원이 가장 큰 피해"

기업들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소송전도 불사한다.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은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인력유출·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해 2년여 만에 승소했다. LG는 소송 당시 연구·생산 분야의 핵심 인력 100명이 SK로 이직했고 이에 따라 2차전지 배터리 기술이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SK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등의 관련 부품과 소재에 대해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2월 ITC는 SK의 영업비밀 침해 혐의를 인정하고, 앞으로 10년간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제품을 수입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SK는 LG에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 총 2조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한 뒤에야 소송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미국 사업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소송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황지호 노무법인 로율 대표는 "기존 회사에서 핵심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가 경쟁 업체로 이직시, 영업비밀 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웬만한 국내 대기업에선 (영업비밀·인재 유출) 등 관련 소송건이 여럿 진행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보다는 직원의 원활한 이직 절차를 방해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측은 이직을 결심한 직원이다. 황 대표는 "각종 민·형사 소송에 휘말릴뿐 아니라 손해배상이나 형사 책임(전과기록)이 인정될 위험성이 있다"면서 "또 기존 회사에서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시 이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메타버스·NFT 신사업 '활발'…채용 나선 기업은?

이 가운데 최근 메타버스·블록체인·NFT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인재 채용은 그 어느때 보다 뜨거운 상태다.

모바일 게임 제작사인 컴투스는 이달 말까지 메타버스 사업 개발을 담당할 경영기획·전략팀 직원을 뽑는다. 사업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이 주 업무다. 또 파트너사 발굴, 협력 사업 전개, 시장 동향 분석 등 업무도 맡는다. 지원자가 직접 사업 개발을 했거나 신사업을 연구하고 관련 투자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면 우대 받는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두나무는 메타버스 신규 서비스 개발자를 채용 중이다. 채용 시 개발자는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운영되는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하고 해당 앱에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기능을 적용하게 된다. 이외 앱 화면 구성과 개발, 소켓 통신 개발 등 업무도 맡는다. 회사는 개발 2~10년차 경력을 보유한 이를 지원 우대할 계획이다.

또 두나무는 경력 3년 이상의 백엔드 엔지니어도 뽑고 있다. API·게임·비디오 등 서비스 개발과 유지보수 관련 직무다. 엔지니어는 NFT와 결제 등 내외부 서비스를 연동하는 업무도 하게 될 예정이다. 상시 채용 중이다.

에듀테크 기업 웅진씽크빅도 NFT 개발 경력 3년 이상의 개발자를 상시 채용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NFT를 개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메타버스 개발 경험이 있거나 관련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는 우대 받는다.
부족한 개발 인력…정부·교육기관, 인재 육성 나서

현재 국내 IT 분야, 특히 신사업 분야 기술 인력은 업계 수요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대학 등 교육기관들이 인재 육성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서강대는 지난 13일 콘텐츠 IP(지식재산권)기업 캐리소프트와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메타버스 전문가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 협력 일환으로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은 캐리 프로젝트와 연계한 PIP(PBL-인턴십-PBL) 강의를 개설할 예정이다.

정부도 메타버스 개발자와 창작자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을 새로 제공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분야 인재양성 사업을 통해 올해 메타버스 아카데미와 메타버스 융합대학원이 신설된다.

메타버스 아카데미 2개소는 총 180명 정원으로 교육생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콘텐츠 창작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오는 3월까지 교육생을 모집하고 6월부터 정규 과정을 시작한다. 담당 기관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다. 메타버스 융합대학원(2개교)은 다음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사업 공고를 통해 교육기관을 선정하고 오는 7월 신규 개원하게 된다.
최은정 기자 ej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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