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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롯데, 미니스톱 인수로 '편의점 3강 구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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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수 1만4300여개로 늘어 CU·GS25와 빅3 구축

뉴스1

국내 편의점 업계 5위인 ‘미니스톱’이 매각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서류가 최근 마감 됐다. 한국 미니스톱은 일본미니스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시내에 위치한 ‘미니스톱’ 편의점의 모습. 2021.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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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롯데가 신세계를 제치고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롯데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롯데가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븐일레븐의 경쟁력을 높이고 CU, GS25와 함께 '편의점 3강 체제'를 구축,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미니스톱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만큼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 본입찰 직행해 유리한 고지 선점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각 주간사 삼일PwC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우선 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본입찰에는 롯데, 신세계,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롯데는 입찰자 중 가장 높은 인수 금액인 3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우선협상대사자 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다. 4년 전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했을 당시 제시한 4000억원보다는 낮아졌지만 최근 시장에서 추산한 2000억원대 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롯데는 예비입찰을 거치지 않고 본입찰에 바로 참여했다. 2018년에 이미 기업실사를 마친 만큼 기존에 확보한 정보로도 미니스톱 기업가치 파악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니스톱의 매장수는 2603개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지난해 기준 1만1750개인 세븐일레븐의 매장수는 1만4300여개로 늘어난다. 편의점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GS25와 CU의 점포수 1만6000개와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수전에 함께 나섰던 신세계의 이마트24와는 격차를 대폭 늘리게 된다. 이마트24의 매장수는 5100여개다.

세븐일레븐은 몸집을 늘린 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수가 매출로 직결되는 편의점 업계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체급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또한 '바잉 파워'가 확대되는 만큼 납품업체와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물류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통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퀵커머스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일종의 도심형 물류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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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 관건 '승자의 저주' 우려도

다만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만큼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니스톱은 2020년 매출 1조795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기업을 인수하는 만큼 체질 개선과 효율화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기존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해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한 만큼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편의점 근접 출점을 막기 위한 출점 제한 자율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 진 대외 환경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편의점은 담배 소매인 지정거리 제한 기준인 50~100m 내 신규 출점할 수 없다. 롯데가 이번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 중 하나지만 이러한 점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신규 출점이 제한된 만큼 타 업체가 계약 만료 점포 전환에 적극 나설 예정인 만큼 점포수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권 조정 문제가 불거지거나 가맹점 이탈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인수 후 타 브랜드로 전향하거나 편의점업을 접는 이탈자가 다수 발생할 경우 인수 시너지는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로 편의점 업계 지형이 변화될 예정"이라며 "미니스톱 인수가 점포수를 단번에 늘릴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수익성 제고를 장담할 수 없어 향후 경영이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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