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단독 인터뷰]'김연아 승부사 기질' 장착 김예림 "올림픽에서 무결점 연기 해낼게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이성필 기자/이충훈 영상 기자] '김연아 키즈'는 현재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무결점 연기로 한국 피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 순간을 본 선수들의 입문과 성장 자양분이었다.

'키즈'들은 치열한 경쟁을 펼쳐가며 성장 중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 2장을 놓고 1, 2차 선발전에서 피를 말리는 경쟁을 했고 유영(18, 수리고), 김예림(19, 수리고)이 첫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다.

허리 부상 진통제로 견디며 얻은 베이징행 티켓

출전권 2장 확보에 기여했던 이해인(16, 세화여고)이나 임은수(19, 신현고) 등도 기회를 노렸지만, 더 기술적이었고 표현력이 좋았던 유영과 김예림에게 아쉽게 출전권을 내줬다.

특히 김예림은 출전권 획득 과정이 극적이었다. 허리 부상을 진통제로 참아가며 승리욕을 불태웠다. 불만족스러운 연기 후 눈물을 쏟으며 조금 더 잘하고 싶었던 욕심을 표현했던, 영락없는 김연아 키즈였다.

에스토니아에서 열리는 사대륙선수권대회에 향하기 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만난 김예림은 환하게 웃었다. 연습 링크에서 각종 점프와 스파이럴 등 세부 자세를 잡아내는 모습은 영락없는 김연아 판박이였다.

김예림은 "한시름 놓았어요.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분이 축하해 주시니까요"라며 특유의 잔잔한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다는 것은 오랜 꿈의 실현이었기 때문이다.

진통제로 통증을 버틴 것도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기 어려워서다. 그는 "선발전 기간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연기를) 했죠. 병원에 가서도 이틀만 버티면 되니 진통제를 맞더라도 하고 싶다고 했어요"라며 의지를 불태웠음을 수기지 않았다.

성장 과정에서 부상은 늘 따르는 숙명이었다. 2020년 종합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발목 부상으로 어려웠지만, 기어이 3위를 해냈다. 올림픽이라는 큰 목표가 버팀목이었다는 김예림은 "순간마다 정말 간절했어요. 허리 통증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도 했죠. 그 당시 부상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경험이 됐던 것 같아요"라며 쌓인 노하우로 승부수를 봤음을 감추지 않았다.

늘 순탄하지는 않았다. 유영, 임은수에 앞서다가도 뒤로 밀리는 등 어려움의 시간이 있었다. 특히 일 년 사이 10cm나 커버린 신장은 점프 등 여러 과제 수행에 문제를 일으켰다. 그래도 2020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아픈 발목을 붙들고 6위에 올랐다. 지난해 종합선수권대회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11위 등 실력을 뽐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말이라면 다 흡수해야

김연아의 상징인 첫 연기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도 잘 연마했다. 성공만 하면 가산점을 높게 받는 것과 동시에 후속 점프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그렇다. 그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기술 중에서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가 가장 고난도 점프죠. 그래서 첫 번째로 배치했어요. 가산점도 잘 받았던 점프거든요"라며 끝없는 연마로 만들었다고 답했다.

성장에 있어 김연아라는 이름 석 자는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김연아의 그림자를 벗어나고 싶어도 김연아가 있었기에 외부 후원도 받고 국가대표가 됐으며 무리 없는 대관으로 하루 12시간을 연습에만 집중했다.

김연아의 이름만 나와도 미소가 번진 김예림은 "(연아 언니의 존재가)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그런 소리(=김연아 키즈)를 들으면 당연히 좋죠. 과분하다는 생각은 들지만요. 옛날 연아 언니 영상을 봐도 정말 잘하니까요. 제 영상보다도 많이 봤어요"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역 시절의 김연아는 세계 최고점, 무결점 연기, 표현력의 대가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연기 영상을 허투루 보지 않았다는 김연아는 "기술 연마나 연기 발전을 위해 많이 봤어요. (영상) 섬네일만 봐도 무슨 대회인지 알겠더라고요"라며 전설을 닮으려는 부단한 노력을 했음을 강조했다.

후배들을 도우려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는 김연아다. 일각에서는 김연아가 대외적 활동으로 광고만 찍는다며 희화화하지만, 이면에는 김연아 혼자의 움직임이 적어도 10명 이상의 유망주에게는 후원 등 큰 도움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애써 외면한 말이다.

이번 선발전에서도 김연아가 김예림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대회 기간에 제가 부상이라 그런 연락(조언)을 먼저 해주기 조심스러웠을 겁니다. 허리 부상을 알고 있더라고요. (대회가 끝난 뒤에는) 잘했고 축하한다고 문자를 주더라고요"라며 후배를 세심하게 배려한 '연아 언니'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고관절 부상 등 온갖 아픔을 달고 살았던 김연아라 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이었다.

자신의 성장에 열정적 도우미였던 어머니에게도 사실을 알렸다. 누구보다 올림픽 출전을 기뻐했던 어머니에게 "엄마. 연아 언니가 나 허리 부상인 거 알고 있던데"라며 "(메시지가) 정말 신기하고 하루 종일 생각 났어요. 연아 언니 말은 그냥 지나가는 말도 정말 귀 기울여 들어요"라며 피와 살이 되는 조언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올림픽에서의 연기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 프리스케이팅은 오페라 '투란도트'를 내세웠다. 지난 시즌 러브스토리에서 변화를 줬다. 갈라 프로그램이었던 라라랜드를 경기용으로 바꾸는 등 응용력이 뛰어난 김예림이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린 연기를 목표로 모든 역량 집중

특히 프리스케이팅의 경우 시간에 따른 힘의 배분이 정말 중요하다. 투란도트는 음악이 후반부로 흐르면서 격정적이라 체력 소모가 심하다. 김예림도 "처음에 걱정했어요. 선곡 당시에도 음악 자체는 좋지만, 후반까지 잘 이어갈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스텝 시퀀스를 마지막에 두면서 (체력 저하를) 보완했어요"라며 당찬 계획을 전했다.

21일부터 나서는 4대륙은 올림픽을 앞두고 몸을 확실하게 만드는 대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있고 유럽이나 일본 등 주요 선수들이 대거 불참, 굳이 참가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포인트 등 경쟁력 강화가 필요했다. 올림픽 예행연습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귀국 후에는 10일 자가 격리를 면제받아 다른 참가 선수들과 동일 집단 격리(코호트 격리) 후 베이징으로 향한다.

목표는 분명하다. 현실적으로 러시아 선수들의 실력이 워낙 좋고 유럽세가 강해 포디움(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해도 10위권 안에만 들면 성공적이다. 그래서 다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김연아 언니의 무결점에 도전한다.

""베이징까지는 시간이 남았으니 클린 프로그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림픽에) 처음 나가서 많이 떨리고 설레기도 하는데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시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