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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CES 2022 되새김질] '은빛 장발 신사'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LED 근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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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에서 유독 눈에 띄는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은빛 장발을 질끈 묶고 전시장 곳곳을 종횡무진으로 활약했던 ‘열정 맨’ 이정훈 서울반도체·서울바이오시스 대표이사다.

일찌감치 그의 장발은 업계에서 회자했던 이야기다. 자사의 발광다이오드(LED : Light Emitting Diode) 관련 기술이 세계적 기업으로부터 수많은 특허 침해를 당하자, 그는 모든 특허 소송에서 반드시 ‘완승’할 때까지 머리를 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만4000여개에 달하는 특허로 기술력을 입증해왔지만, 수많은 특허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미 80여건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했고 20여개 회사와 분쟁 중이다. 이 대표는 “부당한 특허 공격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며 반드시 승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CES에서도 그는 자사의 LED 기술에 대한 ‘근자감(근거 있는 자신감)’을 쏟아냈다. 그것은 바로 광반도체 전문 기업인 서울반도체만이 보유한 독보적인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었다. 이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세계 LED 시장 1위 기업이 되겠다”라는 포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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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LED 제품, 서울반도체 특허 피해서 절대 못 만든다”

“개발이 재미있어 특허가 1100개가 넘지만, 손이 두 개인 반면 총은 열 자루씩 있는 상황이라 오히려 좋지 않은 것 같다.”

업계에서 ‘특허왕’으로 불리는 이 대표는 자신이 직접 개발하고 만든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하다. 그 기반은 엄청난 연구개발(R&D)비 투입이 한몫했다. 실제로 그간 매출액의 10%가량을 R&D에 투자하며 광반도체 분야에서 LED 기술을 선도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글로벌 LED 시장에서 일본 니치아와 독일 오스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세계 1위 고지를 찍지 못했다. 이런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이 대표는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 둔화와 제품가격 하락,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R&D를 축소해도 이미 제1세대 LED를 확보함에 따라 경쟁력 유지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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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대표는 미니(Mini) LED 기술력에 있어 특별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미니 LED 관련 제품을 만드는 곳은 서울반도체의 특허를 절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신사업인 미니 LED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서 우려의 시선도 나오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네오QLED TV와 QD-OLED TV를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결정해 타격이 있을 것이란 일부 우려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향후 미니 LED 시장은) 걱정 없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집중 공략...3가지 기술 눈길

서울반도체는 이번 CES 2022 전시회에서 자율주행차 솔루션 3가지를 처음 공개해 CES 2022를 찾은 현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선 자율주행차의 차량과 사물 간 통신(V2X) 실현을 위한 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 ‘와이캅(WICOP) mc’ 기술을 선보였다. 5000 니트(nits) 이상의 최대 밝기와 초소형 칩 크기로 자동차에 적합하도록 방진 방습 특성이 있다. 또 기존 600니트 미만의 디스플레이보다 10배 이상 밝기를 구현한 것이 강점이다. 이를 통해 선명한 화질과 초소형 칩 크기로 정밀한 메시지까지 구현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선보인 기술은 맞은편 차량이나 보행자의 눈부심 등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 ‘와이캅 ADB’이었다. 자동차의 눈인 헤드램프는 단순히 수동적으로 비춰주는 역할에서 운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스스로 선택적으로 비춰주는 능동형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전방에서 운행하는 차량이나 반대 차선에서 마주 오는 차량의 주행 상황에 맞춰, 정밀하게 헤드램프를 제어할 수 있는 지능형 헤드램프인 ADB(Adaptive Driving Beam)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와이캅 ADB’ 기술로, LED 칩 크기와 간격을 최소화해 정교한 개별 점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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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실내 공간의 바이러스와 유해균 제거를 위한 차량용 ‘바이오레즈(Violeds) 살균 솔루션’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동차 실내 공간에서의 청정, 살균 솔루션이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데 획기적인 살균 기능이 특장점이다. 서울반도체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탑승자의 안전을 연구하기 위해 자사 연구소 내 실제 자동차를 이용해 바이러스 살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자동차 살균 솔루션을 글로벌 톱5 중 한 곳에 이달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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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서울반도체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세계 최초 노와이어(No-Wire), 노패키지(No-Package)의 와이캅(WICOP) 기술이 적용된 'WICOP mc (WICOP mc : WICOP + Micro Pixel)'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CES 전시장에서 선보이는 WICOP mc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의 핵심인 VR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형태로 구현했다.

AR VR는 많은 대중의 관심에도 불구, 아직 일반인들의 일상에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VR/AR이 요구하는 특성에 맞는 고성능 디스플레이 개발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대안이 바로 마이크로 LED인데, 마이크로 LED 역시 5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작게 만들 때 발생하는 LED의 효율 저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바이오시스 와이캅 기술은 노와이어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했다.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니, 마이크로 LED(Micro LED)를 제작하려면 와이어(wire)와 같은 부속품이 없어야 하는데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 덕분에 효율 저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2000 PPI(Pixel per Inch) 이상의 고해상도 가상현실 구현이 가능해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의 요구사항을 모두 갖췄다.

이 대표는 “미니 LED, 마이크로 LED 등에서 노와이어 기술을 쓰는 기업이라면 모두 100% 서울반도체의 특허를 빌린 것”이라며 “자사에 비용 지급 없이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노와이어 기술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소송을 통해 반드시 지식재산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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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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